안기부장 인선의 최종 귀착지는 국민회의 한광옥 부총재와 이종찬 부총재중에서 판가름 나게 됐다. 여권의 핵심관계자들은 3일 조각 내용이 발표된 뒤 일제히 이같은 견해에 의견일치를 보였다. 하지만 무게중심은 이부총재쪽에 실려있다. 이같은 의견이 나오게 된 중요한 단초는 두 가지. 먼저 안기부장 발탁에 이론이 없었던 조승형 헌재재판관안의 백지화 분위기가 지난 주말께부터 감지된 것이다.
둘째는 조각명단에서 안기부장후보였던 천용택 의원의 이름이 들어간 반면 또 다른 후보인 한광옥 노사정위원장이 빠졌다. 일각에서는 『한위원장의 내곡동(안기부)행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권 핵심 인사들이 전하는 속사정은 이와 달랐다. 『한위원장이 입각하지 않은 것은 본인이 서울시장 출마를 강력히 원했기 때문』이라는게 이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한·이 두 부총재의 서울시장후보자리 교통정리 문제에 대해 김대통령이 「한위원장→서울시장 후보, 이위원장→안기부장」으로 가닥을 정리한 결과가 「이종찬 안기부장안」이라는 결론이다.
이같은 사정이 아니더라도 이부총재가 안기부장감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점이 발탁의 주요 요인중 하나라는데는 이론이 없다. 안기부 내부사정에 밝아 안기부 개혁에 적임자라는 평가이다. 또 정치경험이 풍부하고 야권과도 교분이 두터워 여소야대 정국운영을 위한 포석으로도 부족함이 없다는 판단이다.
조재판관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헌재의 중요성이 커진데다 일찍부터 『마음을 비웠다』는 뜻을 김대통령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했다는 후문이다.<신효섭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