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8.03.04 00:00
0 0

 세계에서 제일 금을 좋아하는 건 인도사람들이다. 세계 금협회 통계를 보면 작년 한해동안 인도는 7백37톤을 사들여 첫번째 금수입국에 올랐다. 다음이 미국이고, 3∼5위는 중국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순이다. 우리나라는 대만 일본에 이어 9위를 차지했다. ◆인도에서는 여자가 시집에서 쫓겨나거나 남편이 죽으면 아무데도 의지할 곳이 없다. 부동산이나 은행예금, 채권 같은 재산을 여성이 자기 몫으로 따로 갖지 못하는 것이 관습이다. 홀몸이 된 여자는 굶어 죽지 않는 수단으로 금을 모은다. 인도 남자들은 그래서 결혼예물로 반드시 금붙이를 마련해야 한다. ◆팔찌 한쌍에 목걸이 반지 귀고리 한개씩이 기본이다. 모두 합쳐 10만루피(약 4백만원)쯤 된다. 여자들은 정말 위급한 때가 아니면 이 패물을 팔지 않는다. 금을 수호신으로 믿고 있어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감춰둔다. 이렇게 쌓인 금이 얼마나 되는지는 인도 사람들 자신도 모른다. ◆세계 금협회는 인도가 전세계 금의 7%인 약 9천5백톤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실제로는 3만톤에 달할 것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금에 투자하는 것은 이재방법으로는 아주 바보같은 짓이다. 현재 국제 금시세는 80년대의 반값도 안된다. 뭔가 불안해서 그냥 습관적으로 집착하고 있을 뿐이다. ◆작년에 우리는 「IMF 벼락」의 와중에서도 1백14톤이나 되는 금을 수입했다. 인구비례로 따지면 인도사람보다 훨씬 금을 좋아하는 셈이다. 여러 부자나라를 제치고 세계 10대 금수입국에 낀 사실 자체가 우리의 원시적 경제감각을 보여주는 것 같아 남 부끄럽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