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대이동이 끝났다. 「문민정부」 대신 「국민의 정부」가 들어섰고 대통령은 이제 「김영삼」이 아닌 「김대중」이다. 살기 바쁜 서민들이야 권력이동의 위세를 실감하지도, 또 상관하지도 않지만 권력의 쓰고 단맛을 본 사람들은 정권교체를 새삼 느끼는 것 같다. ◆야당 당적의 국회의장이 「김종필 총리」 국회인준을 둘러싸고 벌어진 여야 대치상태에서 여당지원 발언을 해 묘한 구설수를 자초했다. 얼마전에는 정치적 사건을 그야말로 「정치적」으로 해결한 검찰수뇌가 사건과 관련있는 야당의 명예총재를 공개비난하기도 했다. ◆이들이 왜 그럴까. 그것은 힘을 가진 사람들만 바뀌었을 뿐 권력의 행태나 속성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해바라기들의 권력눈치보기가 성행한다. 청와대나 행정부의 자리를 놓고 힘있는 인사들 주변에서 온갖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대통령선거 직후 언론에서는 「뜨는 경동교회, 지는 충현교회」가 화제였다. 서울 역삼동에 있는 충현교회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장충동의 경동교회는 새정권의 실력자들이 다니는 교회다. 동국대 대신 경희대가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도 단순한 호사가들의 입방아만은 아니다. ◆요즘 김대중 정부 출범에 힘을 보탰던 이들이나 동교동 출신들은 한껏 권력을 쥔 흥분에 들떠 있다. 5년정권 1천8백여일을 1만8천여일쯤 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다. 무엇이든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며 중용을 강조한 공자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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