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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애당초 서리체제 의도”/한나라 ‘만행·폭거’ 원색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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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애당초 서리체제 의도”/한나라 ‘만행·폭거’ 원색비난

입력
1998.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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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은 2일 국회본회의의 총리 임명동의안 찬반투표가 여당의 저지로 중단되자 조순 총재 주재로 심야 고위당직자회의를 열어 향후 대여 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참석자들은 『여당이 투개표 저지조를 편성하고 자민련 의원이 한명도 투표를 하지 않은 것은 처음부터 총리서리 체제를 출범시키기 위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표결무산에 따라 벌어지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여당에 있다』면서 『이런 파국을 몰고온 장본인인 김종필 지명자는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한동 대표는 김수한 국회의장을 방문, 『여당의 투표불참의사가 확인된 만큼 투표종료를 선언하고 개표에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맹형규 대변인은 성명을 발표, 『총리서리 체제를 위해 의도적으로 국회를 파행시킨 여당의 위헌적 발상을 규탄한다』며 여당의 투표저지를 「만행」 「폭거」라는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투표중단 사태가 장시간 이어지자 본회의 자동유회에 따른 투표함 처리절차에 대한 법적 검토에 착수하는 등 이 문제를 계속 쟁점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앞서 하오 1시45분부터 시작된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의원 보좌관들이 회의장인 국회 146호실 복도의 통행까지 봉쇄하는 철통보안속에 1시간이 넘도록 진행돼 본회의 개의가 계속 지연됐다. 의총에는 소속의원 161명중 김수한 국회의장, 신병치료중인 최형우 고문, 동의안 찬성론자인 김종호 의원 등 3명을 제외한 158명이 참석하는 높은 출석률을 보였다.

 의원들은 투표전략의 사전 누출을 차단하기 위해 마이크를 끈 채 육성으로 발언을 했고 보좌관의 출입도 불허했다. 이런 가운데 간간이 큰 박수소리가 문밖으로 새어나와 열기가 고조됐음을 짐작케 했다.

 의총에서는 그동안 말을 아끼던 중진들이 나서 당의 결속을 호소해 분위기를 돋우었다. 조순총재는 『오늘은 지난해 12월18일 대선에 버금가는 중요한 날』이라며 『여러분이 개인행동을 하면 당사자는 물론 당도 파멸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비장한 어조로 단합을 당부했다.

 신상우 의원도 『오늘 우리가 추한 모습을 보이면 우리당은 쓰레기같은 모습으로 국민에게 비쳐질 것』이라며 『당당하게 정치적 승리를 거두자』고 말했다. 김윤환 고문은 『3김정치와 권력야합에 반대해온 우리당은 총리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역설했고, 김덕룡 의원은 『DJP 연합의 약속은 그들의 공약이지 우리의 공약이 아니다』며 동의안 거부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당론확정에 앞서 동의안 찬성의사를 피력했던 현경대 의원은 『완벽한 과정을 거쳐 결정된 당론에 따르는 것이 조직인의 도리』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총무단은 의총 산회 직전에 투표전략을 시달했으나 퇴장하는 의원들은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도 『두고보면 알 것』이라며 입을 굳게 다물어 모종의 「변칙」이 동원됐음을 시사했다. 동의안 찬성입장을 거듭 천명했던 박세직 의원은 『당의 분열상을 보이지 않기 위해 기권하겠다』며 본회의 불참의사를 밝혔는데 뒤늦게 회의장에 모습을 보였고 김종호 의원도 본회의에는 참석했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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