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초대 총리 임명동의문제가 짙은 안개속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김종필 총리 지명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김지명자는 국회 「표결 대회전」을 하루 앞둔 1일 신당동 자택에서 하루종일 두문불출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김지명자는 다만 『국정공백이 더이상 지연돼서는 절대 안된다. 국가적 손실이 엄청나다. 가급적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는 점만 누차 강조했다고 한다. 김지명자는 이날 하오 이정무 총무로부터 한나라당 소속 의원의 성향과 내부 분위기를 전화로 보고받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저녁에는 자택을 방문한 강창희 사무총장, 조부영 전 의원 등과 만찬을 함께 하며 표결처리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특히 강총장과는 2일 총리임명동의 직후 단행될 조각 문제를 깊숙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임명동의 처리가 무산된 뒤 말을 아껴온 김지명자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심경을 공식적으로 처음 드러냈다. 그는 이날 마포당사 명예총재실로 이정무 총무와 변웅전 대변인을 불러 총리임명동의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2일로 예정된 총리임명동의 처리를 위한 국회 표결에서 민주적으로 무기명비밀투표가 이뤄질 경우 결과에 관계없이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결과는 국민의 심판에 맡기고 결연하게 대처해 주기 바란다』고 이총무에게 당부했다. 상황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대목이다. 또한 국회 표결이 다시 무산될 경우 위헌시비를 낳더라도 총리서리체제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뜻을 밝힌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지명자는 그러나 지독하게 꼬여있는 총리인준 정국과 관련, 한나라당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내비치는 등 무척 곤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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