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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비는 한국이 물주?

입력
1998.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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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처펀드 귀재 미 로스 한국 투자서 떼돈 벌어/부인 지사출마 비용대 미국의 11월 중간선거에서 뉴욕주 주지사를 노리는 베시 로스 현 부지사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자신을 러닝메이트로 삼았던 조지 파타키 현 지사에게 맞서기 위해 당적마저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옮겨 집권의욕을 불태우는 맹렬함 때문만이 아니다. 이보다는 그의 든든한 재정후원자로서 한국의 경제위기를 틈타 떼돈을 번 남편이 얼마만큼의 선거자금을 댈지가 우선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남편 윌버 로스 2세는 월스트리트에서도 알아주는 투자전문가이다. 특히 위기에 뛰어들어 단기차익을 노리는 「벌처 펀드(Vulture Fund)」의 귀재로 손꼽힌다. 그가 황금시장인 한국을 놓칠리 만무다. 2억달러 규모의 「로스차일드 리커버리 펀드」를 운영하는 로스 2세는 지난해 12월23일 한국산업은행 발행 채권을 수백만달러어치 사들였다. 모두가 한국물이라면 팔아버리려고 아우성칠 때였다. 하루뒤인 12월2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에 대한 구제금융지원책을 밝혔다. 바닥세를 친 한국의 증시가 반전되기 시작했음은 물론이다. 로스 2세는 당시 투자액의 202%를 건져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벌어들인 금액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지난달 9일 부인의 주지사직 출정을 위한 자금으로 써준 225만달러짜리 수표도 한국에서 거둔 수익의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액수만으로도 부인 로스 부지사는 현재 선거자금 모금부문에서 단연 톱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지금도 한국시장에 투자를 계속하며 돈을 불리고 있는 남편이 앞으로 거의 무제한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져 타후보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뉴욕=윤석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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