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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지역 항일단체 ‘성명회’/결성취지서 88년만에 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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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지역 항일단체 ‘성명회’/결성취지서 88년만에 햇빛

입력
1998.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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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다.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동포여…/대중참여 첫 독립 취지서 가치 항일무장투쟁을 호소한 러시아지역 독립운동단체의 결성취지서 한글판 원문이 88년만에 공개됐다.

 국가보훈처 사료연구위원 박종효(전 모스크바대 교수)씨가 러시아문서보존소에서 찾아내 26일 공개한 이 취지서는 1910년 8월2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신한촌의 동포 700여명이 항일단체인 「성명회」를 조직한 뒤 발표된 것. 그동안 이 모임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알려진바 있으나 취지서 원문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취지서에는 『슬프다.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동포여. 한번 머리를 들어 우리 조국 한반도를 돌아보며 우리동포 조선족을 생각할 지어다. (중략) 오호 통재라, 동포여 동포여 오늘도 가히 참을까. (중략) 우리 대한동포의 무장을 입을 날도 오늘이며 피를 뿌릴 날도 오늘이로다』는 무장독립투쟁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취지서의 서명인은 한말의 의병지도자 유인석, 이범윤, 김좌두 선생과 러시아지역 한인지도자 김학만, 차석보, 김치보 선생 등 6명이다.

 이 취지서 발표후 러시아 등지에서 항일결사대가 잇따라 조직돼 무장독립투쟁을 벌였으며 특히 뒤이어 이상설 선생 등 러시아거주 한인 8,624명이 서명한 성명회 선언서가 발표돼 한민족의 독립결의를 세계에 알렸다.

 박씨는 『이 취지서는 1917년 대동단결선언, 1919년 3·1독립선언서에 앞선 선구적 가치를 지닌다』며 『특히 대중적 토대 위에서 이루어진 최초의 독립취지서라는 점에서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윤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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