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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국민대 총장 졸업식사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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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국민대 총장 졸업식사 요지

입력
1998.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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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우중호 총장/“어려운 때일수록 젊은 인재들에 큰 기대” 졸업은 여러분이 학교라는 울타리를 떠나 현실사회라는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학생활이 이상을 가꾸고 실현할 능력을 기르는데 힘쓴 시기라면 이후의 생활은 현실과 이상을 접목시키는 과정입니다. 대학에서 이상에 치우쳐 자칫 현실왜곡이나 도피를 빚어낼 수 있다면 이후 사회생활에서는 눈 앞의 과제를 해결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이상을 포기하기 쉽습니다.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위해 대학시절의 이상, 전망, 원칙을 지키면서 사회를 맑고 밝게 가꾸겠다는 각오가 요구되는 것입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여러분에게는 더욱 엄청나게 느껴질 현실에 대해 저를 포함한 기성세대들은 책임을 절감하면서 이런 때일수록 능력있고 심신이 건강한 젊은 인재들에게 큰 기대를 걸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의 위기는 여러분의 지성과 창의, 근면으로 극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남다른 저력이 있습니다. 민족의 5천년 역사와 해방 이후 현대사가 이를 입증합니다. 해방 이후 우리는 정치·사회·경제 측면에서 온갖 시련을 헤쳐왔으며 전후의 폐허를 30년만에 「한강의 기적」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한때 긴장을 풀고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값진 희생을 치르면서 민족주의, 법치주의를 뿌리내리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런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우리민족의 협동성, 창조성을 다시한번 발휘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이상과 신념을 바탕으로 우리가 당면한 위기는 극복될 것입니다. 일정한 지식만 갖춘 「소아주의자」가 아닌 지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대아주의자」가 됨으로써 우리 사회를 보다 나은 길로 이끌어가는데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합니다.

◎국민대 현승일 총장/“깨달을때 다시 일어설 수 있어”

 오늘날 우리 국민은 절망과 불안, 도산과 실직의 위험에 직면해야 하는 심각한 국난에 처해 있습니다. 새로운 설계로서 희망과 포부에 가슴 부풀어야 할 졸업생들이 취업난의 좌절을 겪어야 하고, 부모님께 의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천부생무록지초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은 한포기 풀을 지을 때도 먹을 것을 주어 짓는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걱정할 것은 어려울수록 바르게 사는 것입니다. 어려울수록 성실하고 정직하고 몸을 아끼지 않고 자신을 낮추는 사람을 세상은 원합니다. 여러분 중에는 올바른 모습을 보여줄 기회마저 없으니 어떻게 하느냐고 묻고싶은 분이 있을 것입니다. 설자리는 찾으면 찾아지는 것입니다.

 캄캄한 밤에 저기 한쪽에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것이 보입니다. 그것이 길입니다. 그것은 입대일 수도 있고 취업일 수도 있고 진학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캄캄한 밤에 반딧불처럼 보이는 그 곳을 향해 가십시오.

 이 나라에 경제적 국난을 가져온 것은 우리들 자신입니다. 국난을 초래한 주범들의 책임을 묻는 것은 좋으나 나만은 무죄라고 자만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반성하고 깨달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저변의 힘이 확대되고 새로운 도약의 역사를 창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련을 겪지 않은 사람은 큰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현재의 시련에 대해 또 당분간 경험할 고난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개개인 각자가 재도전할 때 나라와 민족은 재도약하게 될 줄 압니다. 재도약을 기약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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