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집권막을 ‘독의 블레어’/니더작센 지사 3선도전/좌익노선서 중도선회/여론조사서 65% 지지 『헬무트 콜 시대는 끝났다』 3월1일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게르하르트 슈뢰더(53) 니더작센주 주지사가 유세에서 항상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말은 그의 혼잣말이 아니다. 대다수 독일국민들은 슈뢰더 주지사가 9월27일 총선에서 16년간 장기 집권중인 기민당의 콜 총리를 물리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슈뢰더가 총리후보로 나설 경우 65%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높은 인기를 등에 업은 슈뢰더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94년 득표율인 44.3%보다 2%포인트가 많은 46.3%이상을 얻지 못하면 총리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여론조사에서는 물론 그가 46.3%를 훨씬 넘는 지지를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슈뢰더가 콜의 장기집권을 종식시킬 무기는 스스로 밝히듯이 실용주의 노선이다. 그는 「새로운 중도」를 내세우며 사민당이 전통적인 좌익 노선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복지예산의 삭감, 중도표 흡수가 그의 새 노선의 요점이다. 그래서 20년전 스스로 『나는 마르크스주의자』라고 자랑스럽게 밝혔던 그가 이제 중도주의를 표방한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에 비교되고 있다.
문제는 슈뢰더가 사민당 내부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슈피겔지는 80만 사민당원 대부분이 슈뢰더의 「새로운 중도」노선을 기회주의라고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런 당내 분위기도 점차 슈뢰더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사민당은 총리 후보를 예상보다 앞당겨 슈뢰더의 압승이 예상되는 지방선거 다음날인 3월2일 지명하기로 했다. 슈뢰더의 변신이 독일의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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