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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깨다가… 청와대의 첫날밤/김 대통령 “긴시간 생각” 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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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깨다가… 청와대의 첫날밤/김 대통령 “긴시간 생각” 불면

입력
1998.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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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대통령의 청와대 첫날 밤은 「불면의 밤」이었다. 박지원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총리 국회임명동의가 무산된데 따른 심적 부담이 가장 큰 이유였다. 김대통령은 26일 아침 관저를 찾은 박대변인에게 전날 저녁 조간신문 지방판을 정독한 뒤 자정께 잠자리에 들었지만 『밤중에 자다가 깨서 긴 시간을 생각했다』고 말해 충분히 숙면을 취하지 못했음을 알게 했다. 『순조롭게 출발하지 못해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 드리게 돼 고민스러웠다』는 게 김대통령 자신이 밝힌 이유였다. 전날 한나라당의 본회의 불참으로 김종필 총리 임명동의안이 처리되지 못한 것이 김대통령의 잠까지 빼앗아 가버린 것이다.

 부인 이희호 여사도 마음이 무겁긴 마찬가지였다. 『옆에서 대통령이 고민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착잡하다. 출발 첫날부터 이렇게 고민하는 것을 보니 역시 책임감이 무겁다는 점을 느낀다』며 「부부일심동체」의 심경을 토로했다고 박대변인은 전했다.

 첫날부터 청와대와 세상 사이의 단절감을 절실하게 느꼈던 것도 김대통령을 잠못들게 만든 이유중 하나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날 아침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청와대에 들어와 있으니 세상을 잘 모르게 되는 것 같다. 국민의 얼굴을 자주 봐야하는데…』라고 말한 김대통령의 심경에서 이런 사실을 읽어낼 수 있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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