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지명자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말수도 무척 아꼈다. 김총리지명자는 26일 상오 9시30분 자민련 마포당사로 출근했다. 정상대로라면 김지명자는 같은 시각 정부종합청사 19층 대회의실의 총리 이·취임식장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25일 임명동의안 처리에 발목을 잡은 한나라당이 이를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렸다. 김지명자는 25일 저녁 김대중 대통령과 박태준 자민련 총재와의 청와대회동에서도 『표정은 담담했지만 별로 말을 하지 않았다』고 이정무 총무가 전했다. 26일 당사에 나온 뒤에도 기자들과의 만남을 극력 피했다. 만의하나 자신의 말이 잘못 전달돼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인 것 같았다.
김지명자는 당사 5층 명예총재실을 찾은 소속의원들에게 『정치적 도의를 저버린 한나라당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실망감을 짙게 풍겼다고 한다. 그러나 간간이 밖으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는 등 짐짓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김지명자는 이 자리에서 『이런 식으로 하면 아무 것도 되는 것이 없다』며 『책임있는 정당이라면 국정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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