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 덜어줄 자신섰다” 일성/도착직후 이 여사와 훈장받아/총리임명동의안 서명 “첫 집무”/하오엔 부부동반 수석들에 임명장 수여 김대중 대통령은 25일 취임식에 앞서 상오 9시 청와대에 도착, 5년간의 청와대 생활에 들어갔다.
김대통령은 이희호 여사와 함께 청와대 직원들의 박수속에 본관에 도착해 여직원 2명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김대통령은 강봉균 정책기획수석의 안내로 엘리베이터를 이용, 집무실로 이동한 뒤 대통령 책상에 앉아 이날 일정등을 점검했다.
김대통령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담담한 가운데 감개무량하기도 하다』며 『나라일이 좀 더 순조로울 때 취임했더라면 국민과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었을 텐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올해 1년은 고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 국민에게 어떻게 희망을 주고 안도감을 주면서 끌고갈 것인가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지난 2개월 동안의 경험을 살리면 내년 중반 이후부터 국민이 한시름 놓도록 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섰다』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이어 상오 9시20분 집무실 옆 접견실로 자리를 옮겨 이여사와 함께 심우영 총무처장관으로부터 국가원수와 부인에게 증정하는 무궁화대훈장을 받았다. 이 자리에는 김중권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전원이 배석했다.
김대통령은 다시 집무실로 옮겨 김실장과 박지원 공보수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종필 국무총리지명자와 한승헌 감사원장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재가하는 것으로 첫 집무를 시작했다. 김대통령은 심우영장관이 가져온 서류를 한동안 검토한 뒤 대통령 서명난에 한글로 「김대중」이라고 결재했다.
김대통령은 취임식에 다녀온 뒤 관저에서 이여사와 둘이서만 오찬을 했다. 오찬은 수석비서관들과 함께하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정권 출발부터 「비서정치」이미지를 줄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하오 3시 김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격려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사상 처음으로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부인들에게도 『여기 있는 수석비서관들은 총리 장관보다 직급은 낮지만 여느 사람보다 중요한 인물들』이라며 『부인들이 잘 협조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없다』며 내조를 당부했다.
이에앞서 김대통령은 상오 8시10분 동네주민들의 환송인사속에 대통령 전용승용차에 몸을 싣고 일산자택을 떠났다. 김대통령은 25분만에 동작동 국립묘지 현충탑앞에 도착, 묘지를 참배했다. 현충탑앞에는 김영삼 정부의 김동진 국방, 심우영 총무처 장관, 박상범 보훈처장 등이 대기, 김대통령을 영접했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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