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제팀에 금융 산업 등 실물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거시통」이 대거 기용됐다. 이에 따라 향후 경제정책이 현실보다는 이론에 치우치는 등 균형감각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4일 확정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실과 경제수석실의 수석비서관 및 비서관 10명은 경제관료 6명, 교수 2명,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1명, 국민회의 당료 1명 등이다. 일견 평범해보이는 구도이지만 인사의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파격적이다.
우선 경제수석실의 경우 산업 정보 통신 과학분야를 당당하는 비서관에 이인석(55·1급)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장이, 건설교통에는 신봉호(44·2급) 서울시립대 교수가 각각 기용됐다. 순수 KOTRA맨으로 무역, 특히 독일지역에 정통한 이비서관은 통독직후 베를린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을 수행·안내한 인연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신비서관은 김수석과 재벌정책을 수립하면서 쌓은 신뢰가 발탁배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바람에 관련부처들은 발표직후 이들 비서관의 신상을 파악하느라 부산을 떨기도 했다.
재정금융비서관에 발탁된 이근경(47·2급)재경원 재산소비심의관 역시 대단한 파격이다. 재정금융비서관은 금융과 세제 등을 담당하는 자리인만큼 구재무부 출신이 기용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작 기획원 출신인 이심의관이 등용된 것. 「재정금융비서관에는 정통재무관료가 와야 한다」는 관행이 깨졌다. 이에 따라 경제수석실은 지난해 10월 부임한 안종운 농림해양수산비서관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이 의외의 인물로 충원된 것이다.
이에 비해 선임수석격인 정책기획수석실은 기획원 출신이 포진했다. 강봉균 수석을 비롯 기획조정비서관인 최종찬(48·1급)조달청차장, 정책1비서관인 이윤재(48·2급) 재경원 경제정책국장, 정책3비서관인 오종남(46·3급) 재경원대외총괄과장 등이 기획원 시절 정책국에서 호흡을 맞춘 사이다. 이 바람에 구 재무부 출신들은 이번 청와대 비서진 구성에서 한명도 참여치 못하는 비운을 당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융 및 재벌 개혁, 실업급증 등 경제현안이 폭주하는만큼 이론과 현실을 조화시켜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김경철 기자>김경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