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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성균관대 총장 졸업식사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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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성균관대 총장 졸업식사 요지

입력
1998.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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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홍일식 총장/“고통 회피말고 당당히 맞서 극복해야” 우리나라는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극심한 사회경제적 충격과 위기감의 소용돌이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우리나라와 민족의 장래가 참으로 양양하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국가적 위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단합된 의지가 있고, 그 의지의 선봉에 서서 민족공동체의 미래를 개척해 나아갈 여러분 같은 인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온갖 장애와 도전을 극복하고 자신의 성장을 이루며 민족의 명운을 개척할 만한 충분한 힘을 갖추었습니다.

 여러분, 경계해야 할 적은 밖에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역사는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의 위기는 단순한 불행이 아니라 이 민족을 위해 하늘이 내려 준 각성의 계기라 해도 좋을 것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겪어야 할 사회적 혁신과 구조조정의 고통이 비록 크다해도, 그것은 민족적 삶의 쇄신을 위한 값진 투자요 밑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통을 일시적 방편으로 회피하거나 감추지 않고 당당하게 받아들여 극복해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오늘의 국가적 과제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책임이라 하겠습니다.

 새로운 정부와 함께 우리가 헤쳐가야 할 국가적 전진의 항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구성원들 상호간의 신뢰와 공동목표를 향한 헌신의 정신입니다. 고려대가 배출하는 지성의 협동정신과 진취적 역량은 이러한 시대적 소명 앞에 더욱 미더운 가치를 입증하리라 본인은 확신합니다.

◎성균관대 정범진 총장/“모범적이고 칭송받는 지식인 되길…”

 조선조 태조가 국가동량을 양성하기 위해 성균관을 건립한지 600주년이 되는 올해는 성균인에게는 물론, 우리 한민족의 교육사에 있어서 대단히 큰 의미를 지니는 해입니다. 교육의 역사와 민족의 정신문화를 이어온 찬란한 전통위에 수십만 성균가족이 하나로 뭉쳐 우리 대학이 세계속의 대학으로 비약하는 원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첫발을 내디딜 작금의 우리 사회와 경제현실은 참으로 큰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세계 각국에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모범적인 경제 성장국임을 자부하던 우리나라가 하루아침에 IMF 구제금융으로 지탱해가야하는 치욕적인 국면에 처해 있습니다. 취업의 문은 좁아지고 심지어 정리해고의 불행한 사태가 우리 앞에 와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불행한 때에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여러분들이야 말로 전에 없던 시련과 난관을 극복해 나갈 각오가 필요한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지난 4년동안 인의예지로 갈고 닦은 인격과 지성으로 불시에 불어닥친 이 경제난국과, 그리고 인성이 황폐된 이 현실사회를 능히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해 왔기 때문에 사회정의와 인성순화에 선봉이 되어 책임있는 역할을 다할 것으로 굳게 믿습니다.

 장차 사회의 어느 계층 어느 부서에서 일하더라도 성균관대 졸업생이라는 긍지와 자신감을 가지고 항상 모범적이고 칭송받는 지식인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인의예지의 성균인은 어려울 때일수록 그 진가를 더욱 크게 발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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