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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발목잡기냐”/야 총리 인준 불참에 국민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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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발목잡기냐”/야 총리 인준 불참에 국민 비난

입력
1998.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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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극복 단합해도 힘든데 국가 신인도 추락할까 큰 걱정” 새 정부 출범 첫날부터 한나라당이 김종필 국무총리에 대한 인준을 거부하며 본회의에 집단 불참하자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들은 이날 국회 광장에서 온 국민의 축복속에 열린 제15대 대통령취임식이 끝난 불과 몇시간만에 총리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국회 본회의가 열리지 못하자 『미증유의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도 부족한 터에 도대체 어느 나라 국회인지 알 수 없다』고 흥분했다.

 국민들은 또 『어려운 시기에 출범한 새 정부 가동 첫날부터 정치권이 민생을 외면한 채 앙앙불락하는 것은 정말 낯 뜨거운 일』이라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여야가 화합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정치권의 맹성을 촉구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이재열 교수는 『현 위기를 수습하는 책임은 국민회의와 자민련 공동정권 뿐만 아니라 거대야당인 한나라당에도 있다』며 『한나라당이 대승적 견지에서 총리인준 문제를 잘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신명순 교수도 『현실정치 측면에서 보면 이해못할 바는 아니지만 온 국민이 새 대통령에게 힘을 몰아줘야 할 상황에 취임 첫날부터 국회가 파행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않다』고 밝혔다.

 경실련 고계현 정책부장은 『김종필씨가 새 정부의 총리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그러나 김종필씨의 총리임명은 이미 지난 대선에서 국민에게 한 약속인 만큼 한나라당이 이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적으로 위기상황인 만큼 김총리를 인준하되 구시대적 행태를 보이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해현(33·H투자신탁 대리)씨는 『새 정부가 의욕적으로 출범한 마당에 총리인선 문제로 국력이 낭비돼서는 안된다』며 『하루빨리 여야가 양보해서 새 대통령에게 힘을 모아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은주(30·여·회사원)씨는 『국가가 위기상황에 놓였는데도 총리 인준 문제로 정치권이 힘대결을 하고 있어 딱하다』며 『이러다간 회복되고 있는 국가신인도가 언제 또 추락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한편 참여연대(공동대표 김중배)는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 의원들의 집단행동은 의회주의와 민주적 절차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참여연대는 『한나라당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개인의 자율성을 무시하고 당론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본회의에 불참한 것은 정당으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며 『정치권이 국민적 요구와 정서를 외면한 채 구태의연한 힘겨루기식 정치행태를 되풀이 한다면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진동·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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