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몹시 굳어있었고 김종필 총리지명자는 말이 없었다』 총리임명동의가 무산된뒤 25일 밤 청와대의 「DJT 회동」에 배석했던 국민회의 박상천, 자민련 이정무 총무는『납 덩어리가 누르는듯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악과 분노, 착잡함이 회동 내내 가득했다는 것이다. 이날 회동은 총리임명동의를 전제로 조각을 마무리짓기 위해 마련된 것 이었다. 정작 분위기는 조각얘기를 꺼낼 처지가 못됐다. 박지원 대변인도『새 정부가 출범하는 날, 한나라당이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도리에 어긋난다는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 김총리지명자 박태준 자민련 총재를 비롯 양당 총무, 김중권 비서실장 박대변인 등 참석자 모두 개탄과 탄식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회동에서는 모든 대안이 논의됐다. 총리서리체제, 차관체제, 고건 현 총리의 새 내각 제청 등이 검토됐다. 양당 총무는 그러나 『일단 인내하기로 했다』며 『그렇다고 마냥 끌려갈 수는 없으며 인내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대변인도 『나라를 망치려 하는 일을 한없이 보고만 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한나라당을 설득하되, 정국이 풀리지않을 경우 특단의 결단이 내려질 수 있다는 뉴앙스였다.
회동에서는 한나라당의 강경대응이 복잡한 내부사정 때문이라는 분석도 대두됐다. 『3월10일의 전당대회 때문에 선명성경쟁이 벌어지고있다』『중진들이 전당대회에서의 표를 의식, 초선들에 끌려다니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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