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검소하게 하라” 대통령 당부가 큰 부담 『공을 들인만큼 행사가 잘 끝나 더할 나위없이 기쁩니다』
제15대 대통령취임행사준비위원회 실무작업단을 총괄지휘한 총무처 의정국 박수영(35) 서기관은 25일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행사를 모두 끝낸뒤 청와대 정문을 들어서는 것을 보고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번 취임행사의 중심테마는 「화합과 도약」. 국난 극복을 위한 국민의 하나된 힘을 표현하고 위기를 넘어 다시 비상하는 의지를 담아야 했다. 단상의 뒷벽을 웅비하는 날개로 형상화하고 식전행사인 「개천」과 「신모듬」으로 도약을 상징하는 한편 「합수합토제」로 국민화합을 집약했다. 단상은 화합과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원형으로 만들었다.
행사준비과정에서 『최대한 검소하게 하라』는 김대통령의 강력한 뜻은 「꽉 찬 행사」를 준비하려는 실무진에 가장 큰 부담이었다.
국민들의 참가열기도 큰 고심거리였다. 결국 13대(2만5,000명) 14대(3만8,000명)보다 많은 4만5,000명이 취임식에 초청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끝내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것은 날씨. 취임식 단상의 지붕을 없애고도 궂은 날씨에 대비한 「비옷」도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일 비가오면 초청된 내·외귀빈까지도 모두 꼼짝없이 비를 맞아야 할 상황이었다. 박씨는 『일기예보에도 희망을 걸었지만 비옷은 거의 수입품이어서 IMF 극복이라는 행사주제와는 왠지 거리가 먼 느낌이 들었다』며 『뜬 눈으로 밤을 새운뒤 환한 아침햇살을 보고는 「성공」을 예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18일 행사준비위 발족이후 60여일을 거의 새벽퇴근과 밤샘으로 보낸 보람을 오늘의 햇빛으로 보상받은 느낌』이라는 박씨는 『김대통령을 비롯, 모두가 위기극복을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한다면 하늘도 희망의 햇빛을 우리 국민들에게 다시 비춰줄 것』이라고 말했다.<김동국 기자>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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