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를 강타하고 있는 금융위기의 와중에서 중국 경제도 심상치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는 22일 『당국은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내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금리 인하는 동남아와 경쟁하기 힘들어진 수출업체 지원과 국유기업들의 엄청난 금융비용부담 완화를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2년간 3차례나 금리를 인하했지만, 은행들의 경영상태만 악화했고 전반적인 투자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했다며 반대론을 펴고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다이시앵룽(대상룡)행장, 주룽지(주용기)경제부총리, 심지어 장쩌민(강택민)국가주석도 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은 절대 없다고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다. 그러나 미국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지난주 중국의 신용등급을 낮추고난뒤 중국의 금리인하설이 또다시 대두되고 있다. 게다가 수출실적마저 부진하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중국 지도자들의 말에 대한 신뢰가 점점 줄고 있다. 이처럼 금리인하나 위안(원)화 평가절하설은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점점 힘을 더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은 수출감소 이외에도 국유기업의 부실화, 국유은행의 부실채권 등 불안정 요인을 안고 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8.8%, 무역수지흑자 424억달러, 외환보유고 1,400억달러 등 경제의 기본구조는 튼튼하고 폐쇄적인 금융자본시장과 외환통제 정책으로 국제 핫머니(투기자본)의 공격권에서도 벗어나있다. 또 외자도입 방식이 장기외채나 차관보다는 직접투자(60%)에 의존, 단기적으로 상환부담이 적다는 등의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국제금융계는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음으로써 아시아 금융위기의 악화를 확산시키지 않고 있다는 시각이고, 중국도 역시 같은 생각이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를 만난 강주석도 이같은 발언을 한 바 있다.
아무튼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환율을 조정한다면 동아시아 국가들의 외환위기 극복지연, 경쟁적 평가절하, 무역마찰 등 일파만파의 파장을 몰고올 가능성이 크다.
미증유의 금융위기를 겪고있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여간 초조한 게 아니다.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말고 될 수 있는대로 우리 물건을 많이 사주기만을 바랄 따름이지만, 중국이 아시아의 환란 여파로 재채기를 자주 하고 있어 이것이 독감으로 번지지나 않을지 걱정이 태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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