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에 따라 한국의 대표적인 공기업 포항제철과 문민정부의 대표적 부도기업 기아의 경영권 향배가 재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새정부의 의지가 경영권향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는 두 기업이 정기주총과 법정관리 개시를 눈앞에 두고 있어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설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포항제철/박태준 인맥 등 3월 주총서 입성설 내부서도 기정사실화
포철의 새 경영진 이름이 나돌고 있다. 진원지는 포철의 본사가 있는 포항과 새정권 창출의 한 축을 맡았던 자민련. H, P, L, Y씨등이 포철 새경영진으로 거론되고 있는 당사자들이다. 이들이 3월17일로 예정된 포철의 주총때 회장 부회장 사장 부사장이란 직함으로 본격 선임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5년전 박태준 자민련 총재가 포철을 떠날때 함께 한 고위 경영진. 결국 새정부 핵심으로 자리한 박총재의 의중이 이번 주총에서 인사로 나타난다는 것으로 포철 내부에서도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포철외부에서 나돌기 시작한 경영진의 전면교체설이 금명간 사실로 나타날 것으로 보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
우선 올해로 경영층의 상당수가 임기 만료된다는 점이다. 대상임원은 김종진 사장과 홍상복 부사장, 김권식 부사장, 김용운 부사장, 이동춘 감사 등 5명. 부사장이상 임원 10명중 절반이다. 포철경영진 개편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정치권쪽에서 출발하고 있다. 여당쪽에서 지난 5년간 포철경영의 실책에 대해 구체적이고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있기때문. 자회사설립이나 판매·사업권부여 등의 과정에 갖가지 의혹이 있으며 각종 국내외 부동산 구입과정도 석연치 않다는 것이 지적의 골자들이다.
물론 자민련 박총재는 『포철문제는 정권출범후 대통령의 의중에 전적으로 달려있다』고 말하는등 일부 관계자들과 다소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기아자동차/진 회장측,기존임원 이견/최근 괴문서파문 겹쳐 법정관리인 선임 관심
기아그룹은 최근 진념 회장의 「사임설」이 나돌아 한때 관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발단은 지난 19일 간부회의. 진회장은 이자리에서 『취임 100일 됐다. 회사정리절차가 곧 개시될 것이다. 공인은 일정기간 성과에 대해 평가받아야 한다. 재산보전관리인이 반드시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사임의사 표명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
진회장은 그러나 이날 점심에 기자들이 입각설에 대해 묻자 『일을 마무리짓지 않은 중간에 그만두지 않는다. 그동안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라며 기아의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따라서 진회장의 이날 발언은 「기아 임원진의 전면적인 물갈이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최근 기아 내부에서 일고있는 임원들간 미묘한 분위기로 뒷받침된다. 진회장 측근에선 일부 임원들이 진회장의 조속한 기아정상화 노력과는 동떨어진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강한 이견을 제시하고 있는 것. 일부 임원들은 『진회장이 비협조적이라는 인식을 갖고있다면 기아를 키워온 주역들에 대한 매도』라며 『기아문제 해결과정에 진회장의 역할이 무엇인지 의구심이 든다』는 반응을 노골화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김선홍 전 회장과 접촉을 갖는등 현 체제에 반발하는 듯한 움직임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기아의 공기를 반영하듯 최근엔 진회장의 퇴진 이유를 담은 기아내부의 문건이 새정부측에 전달돼 파문이 일고 있다. 따라서 새정부 출범과 기아의 법정관리가 본격화하면 기아 내부의 갈등이 곧 파열음을 내지 않을까 우려된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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