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 부두노조 25일 취임식에 ‘귀빈’ 초청/김 당선자의 보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 부두노조 25일 취임식에 ‘귀빈’ 초청/김 당선자의 보은

입력
1998.02.24 00:00
0 0

◎80년 사형 선고때 구명주도 인연/“세계민주화 운동의 승리” 축하… 인권 각별한 관심 당부 『이번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취임은 세계 인권·민주화운동의 승리입니다. 정의만이 승리에 이르는 길임을 확인하고, 축하하러 왔습니다』

 김 차기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받아 23일 내한한 미 샌프란시스코 부두노조(ILWU)의 허브 밀스(67) 재무비서 등 일행은 『김당선자가 옛 일을 잊지 않고 초청해 준 데 무한히 감사한다』고 말했다.

 밀스씨가 김당선자와 인연을 맺은 것은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80년.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김당선자의 구명운동을 미국내에서 주도하면서 부터였다.

 밀스씨는 80년초 어느 날 인권운동가 존 모이어(63)목사와 당시 유학중이던 유영수(51·선문대 전자정보통신과)교수의 방문을 받았다. 버클리대 정치학 박사 출신으로 당시 ILWU의 총무를 맡아 대외·대정부업무를 관장하던 그는 『군사정권의 탄압을 받아 사형을 선고받은 한국의 한 인권운동가의 구명운동에 나서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 상황은 쉽지 않았다. 지미 카터 행정부의 김당선자 구명노력은 통상마찰을 우려한 미국내 상공인들의 입김으로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당선자의 「정의」를 확신한 밀스씨는 구명운동에 몸을 던졌다. 모이 어목사, 전 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책임자로 70년대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구스타프 슐츠(58)목사 등과 함께 미국내 인권·종교·정치단체에 협조를 구했다. 이들의 호소에 미국인교회연합과 정치연구단체인 노틸러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지부, 민주한인그룹 등도 동참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프레스클럽의 기자회견에서 밀스씨는 『김대중 선생을 처벌한다면 한국에서 오는 모든 물품의 선적과 하역을 서부 전해안(하와이 포함)에서 거부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는 미국무부와 주미한국대사관, 청와대는 물론 일본노조(총평)와 뉴질랜드 호주 부두노조에도 전달됐다. ILWU의 발표는 미 시애틀에서부터 샌디에이고 등 미 서부 전 항만과 하와이에서의 한미간 물류마비를 의미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경제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이었다. 이후 김당선자는 대법원에서 무기로 감형됐다. 이들을 초청함으로써 김당선자는 보은을 하게 된 셈이다.

 김당선자가 83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을 때 당시 ILWU는 공산당과 연계의혹을 받고 있어 김당선자와의 면담을 일부러 피하기도 했을 정도로 김당선자에 대한 애정이 깊다.

 밀스씨는 『김당선자는 인권을 지키겠다는 신념을 가진 정치인』이라며 『그가 재임중에 인권문제에 각별한 성의를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최윤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