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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판창극 춘향전/26일까지 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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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판창극 춘향전/26일까지 국립극장

입력
1998.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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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다가 울다가 꽉찬객석이 들썩 6시간도 짧았다 국립극장이 100년 가까운 창극사상 처음 시도한 완판 춘향전(14∼26일 국립극장 대극장)은 일단 성공한 모험이라 할 만하다. 정확히 4시간50분, 쉬는 시간까지 합치면 6시간에 이르는 대작을 올리면서 관객이 적을까 걱정했던 극장측의 불안은 기우로 끝났다. 1,518석의 공연장은 연일 꽉 찼다.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안숙선씨가 출연한 21일의 경우 통로까지 완전히 메워졌다. 관객의 90% 이상이 내리 6시간을 지켰다. 극의 전개에 따라 울고 웃고 박수 치느라 극장이 들썩거릴 만큼 흥겨운 분위기였다.

 이번 공연은 판소리 춘향가의 소리들을 잘라내지 않고 통째로 두루 들려줬다는 데 가장 큰 특징이 있다. 전에는 길어야 2∼3시간으로 줄이느라 본래 너댓 시간 걸리는 완판의 음악이 뭉텅뭉텅 빠졌다. 「천자 뒤풀이」 「사랑가」 「쑥대머리」 「갈까부다」등 춘향가 최고의 아리아도 줄임 없이 온전히 불려졌다. 판소리의 본디 흐름을 이렇듯 충실히 살려낸 것은 창극사상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할 만 하다.

 임진택씨의 군더더기 없는 연출도 큰 몫을 했다. 무대전환이 신속해서 긴 공연시간을 잊게 했고 신관사또 부임, 과거시험, 어사출도등 전에는 해설창으로 처리했던 장면을 무대에 생생하게 펼쳐 보는 재미를 더했다.

 청·홍·백 3개 팀이 번갈아 출연해 소리의 맛을 달리 한 것도 비교감상의 즐거움을 줬다. 안숙선 은희진 오정숙씨 등 국립창극단의 노련한 소리꾼들로 이뤄진 청팀은 무르익은 소리를 자랑했고 유수정 왕기석 김영자씨 등 중견의 홍팀은 든든했으며 최진숙 조주선 왕기철씨등 신진급이 나온 백팀은 신선했다. 특히 이도령 왕기철씨는 단단하고 카랑카랑한 소리로 크게 두드러졌다.(02)274­1151<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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