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최초… 대주주 지분 50% 인수 합작경영/외국자본 금융기관 경영참여 계기 될듯 대유증권이 금융권 최초로 외국 금융기관과의 우호적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해 합작증권사로 전환한다.
대유증권은 23일 영국의 금융전문 회사인 리젠트 퍼시픽 그룹이 대유증권의 대주주 지분 50%를 약 160억원(주당 8,000원 가량)에 양도받아 합작경영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합작경영조인식을 갖는다.
리젠트 퍼시픽 그룹이 넘겨받는 지분규모는 대유증권의 대주주인 대유통상과 특수관계인의 지분 48.77%의 절반인 24.39% (주식수 212만주)이다. 이에따라 양사는 1대1 지분으로 공동경영을 하게 됐으며, 리젠트 퍼시픽 그룹은 빠른 시일내에 공동 대표이사를 대유증권에 파견하고 회사명도 바꿀 계획이다.
리젠트 퍼시픽 그룹 고창곤 이사는 『그룹의 선진적인 경영방식과 국제 판매망을 이용, 중개업무뿐 아니라 다양한 파생상품 판매와 M&A 중개에 나서는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현재 업계 18위권인 대유증권을 다음 회계연도 말까지 10위권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고 이사는 또 『단기간에 자본수익률을 20% 이상으로 올리는 등 순이익을 많이 내 대유증권 주주들에게 많을 배당금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리젠트 퍼시픽 그룹은 홍콩 등 세계 7곳에 지사를 둔 금융전문그룹으로 96년에는 세계최고의 운용기금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으며, 95년부터는 대유증권을 통해 한국에 투자를 해 왔다. 또 대유증권은 리젠트 퍼시픽을 통해 러시아 등 동부유럽에 투자해 왔다.
그러던 중 대유증권의 재무구조가 증권업계에서 가장 건실한 편인데 반해 자산 대비 주가는 낮고 한국 시장에서의 영업확대 가능성도 크다는 판단에 따라 리젠트 퍼시픽 측이 공동경영을 제의하고, 대유증권측도 영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유증권이 합작증권사로 변신함에 따라 증권업계의 판도변화는 물론 금융기관 M&A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젠트 퍼시픽사가 선진투자기법을 들여오면 기존 대형증권사의 영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유증권은 사실상 리젠트 퍼시픽사에 M&A된 것이기 때문에 외국자본이 금융기관 경영에 참여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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