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은 덩샤오핑(등소평) 사망 1주년이었다. 인민일보는 추모특집기사를 게재 중이고 국영중앙방송(CCTV)도 그의 생애를 기록한 다큐멘터리를 시리즈로 내보내고 있다. 기념우표가 발매되고 토론회가 중국 전역에서 열리고 있다. ◆외신은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 선전(심)에서 특히 추모열기가 두드러진다고 전한다. 등이 아니었으면 오늘의 심은 없었을 것이다. 그가 죽은 직후 이곳 사람들은 홍콩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그의 동상을 세우기로 했다. 중국의 번영과 홍콩 반환을 성취한 그의 동상이 설 곳은 바로 이곳이어야 한다는 것이 심시민의 생각이었다. ◆그 뜻이 모여 비명을 새긴 목판과 대리석 좌대가 만들어지고, 높이 6m 무게 5톤의 청동상도 완성됐다. 개방 성과가 나타나 경제성장에 추진력이 붙기 시작하던 80년대 그의 정력적인 모습이 모델이었다. 남은 일은 제막식 행사 뿐이었다. ◆그러나 시민의 기대와는 달리 베이징(북경) 당중앙은 행사를 허락하지 않았다. 동상건립 자체도 금지됐다. 한 곳에서 시작하면 전국에서 너도나도 이를 따를 것이고, 그것은 「개인숭배」의 폐해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는 게 그 이유다. 건립예정지였던 곳에는 그래서 지금 동상은 간 곳이 없고 좌대만 남아 있다. ◆개인숭배를 누구보다 혐오한 것은 바로 등 자신이었다. 화장해 달라는 유언을 남긴 것도 그때문이었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오류가 있고, 개인숭배는 이 진리에 반하는 지각없는 짓이라는 것이다. 내일이면 김영삼정부가 물러가고 새정부가 들어선다. 혹시 동상이 욕심나는 정치인이 있다면 등의 예가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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