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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달러상 기승 “국부가 샌다”/미군부대 주변 불법환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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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달러상 기승 “국부가 샌다”/미군부대 주변 불법환전 급증

입력
1998.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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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5억불 예상… 대부분 밀반출/공식 환전창구통해 흡수 시급 달러환율 급등이후 주한미군과 군속 등의 암달러상을 통한 달러교환이 크게 늘고 있다. 이태원 등 미군부대 주변에 암달러상들이 늘어났고 거래규모도 커지고 있다. 암달러상을 통해 교환된 달러는 국부에 잡히지 않아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공식환전상을 통해 교환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절실하다. 또 암시장을 통해 수집된 달러는 대부분이 내국인의 손에 넘어가 해외 밀반출용으로 사용되거나 미군부대의 카지노도박, PX물품구입 등의 과정을 거쳐 해외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더 큰 문제다. 한국은행은 암시장을 통한 거래규모가 올 한해에만 5억달러가량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H호텔 주변에는 군복을 입은 주한미군들이 암달러상에게서 적게는 20∼30달러, 많게는 그린백(1백달러짜리 지폐) 여러장을 원화로 교환하는 모습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부근 시장골목에서도 큼직한 손가방을 감싸안은 암달러상들이 미군들에게 돈을 바꿔주고 있었다.

 미군 등이 암달러상에게 돈을 교환하는 이유는 공식환전소인 은행의 매입률보다 달러당 최하 10원, 최고 50원까지 비싼 값에 팔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암달러상은 『환율이 폭등한 지난해 연말부터 주한미군들이 쇼핑 등을 할 때 달러대신 원화로 바꿔 쓰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하루 환전규모가 전보다 2∼3배나 늘었다』며 『공식환전소인 은행에서 달러를 바꿔쓰는 미군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러시아 무역상들이 대거 몰려드는 남대문, 동대문시장 주변에도 최근 암달러상의 수가 크게 늘어났다.

 A은행 이태원지점 관계자는 『장교 사병할 것 없이 미군 대부분이 부대 인근의 암달러상을 통해 환전하기 때문에 정작 은행 환전창구에선 미군을 구경하기가 어렵다』며 『이 때문에 일부 은행에서는 고액달러 환전 고객에게 공식환율보다 30원정도 비싼 우대환율을 적용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B은행 이태원지점 관계자는 『암달러상들이 미군 등을 통해 수집한 달러는 대부분이 일부 부유층 내국인들의 미군부대내 카지노도박이나 PX물품구입비 등에 사용되거나 해외로 불법유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군들이 은행에서 환전하도록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수억달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96년 우리나라 암달러시장의 규모는 2억4백만달러선이었으나 올해는 5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와 경희대 최승환 교수는 『주한미군이 한국영역내에서 외환을 거래할 때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국내법인 외국환관리법을 지킬 의무가 있다』며 『주한미군과 군속 5만여명의 소비활동을 국부로 연결시키고 귀중한 달러의 해외유출을 막기 위해 정부 당국은 달러 암거래를 강력하게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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