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전 학원에서 불어를 가르칠 때 학생들과 카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다. 당시 학생들은 『카풀은 절약을 위한 아주 좋은 방법이지만 한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의 차를 타는 것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결코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한 것을 나는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몇년이 지난 요즘 나는 매일 출근을 하면서 카풀이 잘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당시 학생들은 상황이 사람들의 의식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몰랐던 것 같다.
지금의 경제위기도 벌써 카풀과 같이 여러 곳에서 사람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인에게서 상당한 적응력과 모든 상황에 매우 빠르게 대응하는 보기 드문 순발력을 발견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래서 한국인들의 위기 극복을 낙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종종 한국의 젊은이들이 나이가 든 사람들보다 상황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중고품 시장이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반면, 명동거리에서는 여전히 많은 젊은이들이 고가품 상점을 휩쓸고 다니는 모습을 보게된다. 또 젊은 여성들은 여전히 화장을 짙게 하고 다니며, 음식점은 항상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카풀을 제의하는 이들 중에는 티뷰론이나 한창 유행하는 고급차를 가진 씩씩한(?) 젊은이들이 많다.
「절약」이란 말이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는 지금이야 말로 에너지 절약을 범국민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한다. 월급이 깎이고 보너스가 없어지고 또 아무도 자신의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지금, 자기의 돈만이 아니라 이땅의 소중한 천연자원을 절약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수많은 달러를 주고 천연자원을 수입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토록 이 좁은 땅위에서 물, 석유, 가스를 낭비하는 것이 견딜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믿는다. 이번 위기를 통해 그동안 일상화한 한국인의 그릇된 행동을 바꿀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쓸데없는 자동차의 공회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 또 길에서 홍보지를 마구잡이로 뿌리는 행위도 막아야 한다. 사무실 금연지역에서 직원들의 흡연도 금지해야 하며, 사원들이 식사를 하러 나갈 때에는 반드시 전등을 끄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물론 이것은 아주 작은 제안일 뿐이다. 그 효과도 미미할 지 모른다. 그러나 어떠한 부도 영구적일 수 없다는 것을 질실히 느끼고 있는 지금, 국민의 이같은 작은 실천이 한국의 밝은 미래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형사정책연구위원·프랑스인>형사정책연구위원·프랑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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