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사건 변론인연 함께 옥고도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가 23일 발표할 새정부 초대 감사원장에는 한승헌(63) 변호사가 내정돼 이미 통보됐다. 과거 군장성 출신 또는 법조요직을 거친 인사가 주로 기용돼 왔던 감사원장 자리에 30년이상 재야에서 활동해온 인권변호사가 내정된 것은 이례적이다.
우선 원칙을 중시하고 청렴한 그의 면모가 새정부 초반 개혁을 뒷받침하는데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라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 57년 고시 8회에 합격한 한변호사는 5년여간의 검사생활을 마친 뒤 65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인권변호사로 활동해왔다.
그는 재야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군사정권에 굴복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김당선자를 만나서도 하기 어려운 비판의 소리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감투」에도 별 관심이 없어 그동안 총선 출마 및 전국구 공천 등의 제의를 받고도 고사한 것은 잘 알려진 얘기이다.
한변호사는 76년 「3·1명동사건」 변론을 맡으면서 김당선자와 인연을 맺었으며, 80년에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돼 함께 구속되기도 했다. 95년에는 김대중 납치사건 진상조사 위원장을 맡는등 오랫동안 김당선자를 뒤에서 도와왔다.
전북 진안출신으로 전주고와 전북대를 졸업했으며 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 인권위원, 방송위원 등을 지냈다. 문학에도 관심이 높아 시집 「인간귀향」 등 10여권의 저서를 갖고 있다.
한편 대한변협회장을 지낸 이세중 변호사도 감사원장 후보로 거론됐으나 한나라당 이회창 명예총재 등 구여권 세력과도 가까워 대통령직속 기관장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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