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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실업과 청소년 범죄/파리=송태권(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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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실업과 청소년 범죄/파리=송태권(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8.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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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서 청소년들의 범죄가 날로 심각해져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심야에 들고양이처럼 도심에 떼지어 출몰, 방화나 절도 및 약탈을 일삼는 집단범죄가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어 국민을 불안에 떨게하고 있다. 북동부의 주요 도시 낭시에서는 지난 13일 이후 밤마다 화염병 등을 이용한 차량·상가 방화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전국적으로 치안 비상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17일에는 북부 크레이의 도심 한복판에서 야간에 한 고등학교 통학버스가 불태워지는 사건이 일어나는 등 곳곳에서 청소년의 야간 집단 비행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동북부 제1의 도시 스트라스부르에서 사실상 청소년의 집단 난동사태까지 벌어졌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신년 메시지에서 치안문제를 언급한지 채 몇시간도 지나지 않아 스트라스부르의 불량 청소년 단원들이 화염병과 쇠몽둥이 각목 등을 들고 야밤의 가두로 진출, 수십대의 차량을 불사르고 관청건물들을 방화하는 등 노골적으로 공권력에 도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앞서 지난 연말에는 동부 지역의 몇몇 도시에서 청소년들이 밤에 버스나 전철의 운전기사들을 이유없이 공격하는 행위가 유행처럼 번져 정부당국이 크게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전국 18개 도시에서 대중교통 운전기사들이 파업을 벌이고 전국의 중학교중 절반이상에서 교사들이 항의파업을 하는 등 정부의 치안부재에 항의하는 캠페인이 전국에 들불처럼 확산됐었다.

 이같은 집단 비행외에 마약거래 절도 강도등 전통적인 형태의 범죄들도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수년간 전체 범죄 건수는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범죄는 지난 10년간 80%이상 증가했으며 18세미만 청소년이 형사관련 구속자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여덟살짜리 어린이들로 구성된 갱단이 적발됐다는 소식도 이제는 새로운 뉴스거리가 못될 정도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청소년 범죄의 증가는 실업문제에 이어 프랑스 국민의 최우선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따라 리오넬 조스팽 총리의 사회당 정부는 학원주변의 폭력과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교사보조요원이라는 명목으로 3만명의 민간인 청년을 국가예산으로 고용하는가 하면 파리지역의 버스와 지하철에는 1,000명의 민간 계도요원을 배치하는 등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효과가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사실은 프랑스 청소년의 범죄 증가추세가 실업률의 상승곡선과 유사한 궤적을 그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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