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영광 긴 고뇌 5년 대선 공정관리 큰 보람” 김영삼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퇴임에 즈음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며칠 뒤면 제 일생에서 가장 영욕이 크게 점철된 청와대를 떠나 상도동으로 돌아간다』며 『5년전 국민과 함께 부푼 꿈과 희망을 안고 이 땅에 문민정부를 출발시켰으나 기대에 부응치 못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대통령은 『비밀을 유지하며 금융실명제를 단행한 것이 재임중 가장 힘든 일이었으며 대선을 공명정대하게 치른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회고했다.
퇴임후 정치활동을 하거나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에 기여할 생각은 없는지요.
『25세에 국회의원이 되어 대통령 임기를 마칠 때까지 44년 걸렸습니다. 퇴임후에는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갈 것이며 정치활동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내 나이 70이고 정치한 지도 오래됐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옳은 일입니다』
이회창 한나라당 명예총재와의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며 퇴임 후에 만날 계획이 있습니까.
『그 문제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명예총재는 내가 감사원장 총리 당대표로 임명하고 총재가 되도록 넘겨주기도 하고…. 퇴임후 상도동으로 찾아오겠다는 전갈을 받았습니다』
문민정부 5년을 평가한다면.
『내가 평가하는 것은 우습지요. 먼 훗날 역사에 맡기겠습니다. 굳이 얘기를 한다면 대통령으로 당선돼 정말 꿈을 안고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로 취임했었습니다. 5년동안 영광의 시간은 짧았고 고뇌의 시간은 아주 길었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도쿄(동경)납치사건」과 관련한 중앙정보부 자료에 대해 보고받은 적이 있습니까.
『20여년이 지났지만 진실이 밝혀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어제(19일) 안기부장이 「현재 그 사건과 관련한 어떤 서류도 안기부가 갖고 있지 않다」는 보고를 했습니다』
외환위기에 대한 책임은 어디까지 질 생각입니까.
『그렇게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당시 경제부총리나 경제수석 등을 포함해 나라가 잘못되도록, 국가가 부도나도록 그냥 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대통령인 저에게 책임이 있습니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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