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고성장 ‘알짜배기’/지속투자 부담커 결단/계열사·사업부문 해외매각/기업들 적극추진,크게 늘듯 현대전자가 95년 인수이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미국 비메모리업체인 심비오스사를 매각키로 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파고를 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현대는 최근 외환위기와 함께 자금사정이 어려워지자 일부 사업의 매각을 추진하게 됐으며 결국 해외현지 법인들 가운데 앞으로 지속적인 투자 부담이 큰 심비오스를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은 특히 규모가 매우 큰 데다 국내업체가 부실한 외국기업을 인수, 이익을 내는 알짜배기 회사로 키운뒤 재매각하는 첫 사례여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심비오스는 인수 당시 적자상태였으나 현지인 중심의 인센티브 경영, 연구개발투자 등을 통해 96년부터 흑자로 전환, 지난해에는 6억2,000만달러 매출에 6,900만달러의 이익을 내는 등 연평균 2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해 왔다.
김영환 현대전자 사장은 『IMF 체제로 자금사정이 악화하면서 심비오스를 매각하게 됐지만 이 회사 인수 및 매각은 국내 기업의 경영능력을 세계 첨단산업계에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 『당초 올해 상반기중 심비오스를 미국 나스닥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이었으나 IMF한파로 인해 무산됐다』며 『계획대로 상장했을 경우 이 회사의 자산가치는 10억달러를 넘어섰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의 이번 매각이 비메모리 사업의 일보 후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메모리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비메모리 투자확대가 시급한데, 최근의 자금사정 악화로 반도체산업의 구조고도화가 퇴보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사장은 『이번 매각은 비메모리사업의 포기가 아니며, 기존 메모리 라인을 이용해 생산할 수 있는 모델위주로 비메모리사업 전략을 일부 수정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전자외에도 상당수 그룹들이 일부 계열사 및 사업부문의 해외매각과 해외 자본유치를 적극 추진중이어서 앞으로 이같은 사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삼성중공업은 굴삭기 등 중장비 부문을 스웨덴 자동차 제조업체인 볼보와 미국의 클라크사에 분할 매각키로 했고, 기아그룹도 아시아자동차를 스웨덴 스카니아사에 매각키 위해 협상중이다. 대우그룹도 미국 제너럴모터스사와 대규모 자본참여를 포함한 전략적 제휴를 추진중이며,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 해외매각에 발벗고 나섰다. 이밖에 대상그룹은 지난해 1,000억원의 순익을 낸 라이신사업 등을, 한라그룹은 한라중공업 한라펄프제지 등을 외국기업에 팔기 위해 애쓰고 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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