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DJ 과거 바로세우기/이계성 주간한국부 차장(앞과 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DJ 과거 바로세우기/이계성 주간한국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8.02.21 00:00
0 0

 신문들의 1면 톱과 주요 지면에서 IMF경제난 관련 기사가 밀려났다. 요 며칠 신문들의 1면 톱은 「김대중 내란 음모 재심청구」거나 「DJ 비자금사건관련 검찰수사」또는 「김대중 도쿄 납치사건 진상」이다. 하지만 기자는 이런 문제들이 지금 신문의 1면을 장식할 때인가에 대해서 강한 의문을 품는다. 진실규명과 정의를 세우기 위해서 반드시 짚어야할 문제들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목하 진행중인 일련의 「DJ과거 바로세우기」가 김대중 당선자의 한풀이로 비쳐진다는데 문제가 있다. 김 당선자는 절대 한풀이나 정치보복은 하지않겠다고 누차 강조했다. 당선자측은 그같은 작업들이 진실을 밝히는 것이지 어찌 한풀이냐고 반문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국민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 역시 엄연한 현실이다. 정치는 현실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

 도쿄납치사건, 내란음모사건 재심, DJ 비자금사건수사문제는 관련자들에 대한 단죄와 심판으로 이어진다.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을 「조작」하고 기소하고 판결한 관계자들은 현재 안기부와 경찰 검찰 법원에 시퍼렇게 살아있다.

 DJ비자금사건에는 「이회창」과 「김대중」양측의 입장이 다 있다. 검찰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국민도 지역적 편견, 또는 두사람에 대한 선입견에 따라 또 생각이 다르다. 진실을 규명한답시고 섣불리 사법의 잣대를 들이댔다간 분열은 불보듯 뻔하다. 검찰 내부에서 벌써 이를 둘러싼 파워게임이 벌어지는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가.

 김 당선자는 그동안 잘해왔다. 여론조사가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위기가 해소된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당선자 자신이 너무 잘 안다. 그는 3월대란설에 대한 대책이 있다고 말했지만 다분히 희망사항이다. 전문가들은 잘해야 마이너스 3%, 못하면 마이너스 5∼6%의 성장률을 예측한다. 그것이 얼마나 엄청난 재앙인줄 사람들은 아직 실감하지 못한다.

 이런 때 당선자가 해야할 일은 국론을 모으고 국력을 위기극복으로 집중하는 것이다. 김당선자는 정치기반이 허약하다. 그런 그가 개혁을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은 IMF상황이라는 외적 요인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시점에 불요불급한 전선을 확대하는가. 국민지지도가 80∼90%를 오르내려서 방심한 것인가. 김 당선자가 사법부의 힘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바로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국민들은 검찰과 법원이 양심과 법에만 따르지는 않는다고 믿는다. 그들이 권력자에게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니까. 김 당선자의 진정한 명예회복은 지금의 국난에서 국민들을 구했을 때만 가능하다. 그래서 그를 미워했던 사람들, 그를 죽이기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마음속에서 미안해하고 부끄러워할 때 진정한 「DJ과거 바로세우기」는 완성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