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한국시간) 폐막되는 제48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주목을 받고 있다. 비경쟁부문 특별행사로 마련된 「영화현장 한국」을 통해 한국영화의 영상어법이 국제영화계의 평가를 받은 것.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은 4일 불의의 화재로 타계한 김기영 감독의 영상미학이 불을 지폈다. 지난해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했던 베를린영화제 포럼부문 집행위원장 울리히 그레고리씨의 주선으로 열린 「김기영특별전」을 계기로 김감독은 「숨겨진 동양의 진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녀」 「충녀」등 김감독의 네 작품이 특별전에서 상영되고 있는데 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이번 행사는 추모회고전이 된 셈이다.
그레고리 위원장은 『최근 김감독의 영화에 매료된 세계 영화전문가들이 한국영상자료원에 고인의 작품을 복사할 수 없느냐는 요청을 하고 있다』며 『그의 대표작들이 영화제에서 큰 반응을 얻어 기쁘다』고 말했다.
독일의 유력일간지 타게스차이퉁은 김감독의 영화세계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이 신문은 『김감독이 한국적 컬트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며 『서구화로 유교적 가부장제가 파괴돼 가는 과정에서 남자들의 고독과 정신적 방황을 영상으로 잘 표현했다』고 평했다. 이어 『김감독의 영화는 멜로드라마적 요소에 독일의 표현주의와 이탈리아의 신현실주의를 적절하게 배합한 수작』이라고 덧붙였다.<베를린=외신 종합>베를린=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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