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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 유감/서울서 200만명이 본다면 수십억원이 미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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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 유감/서울서 200만명이 본다면 수십억원이 미국으로…

입력
1998.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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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배제,속수무책인가 영화 「타이타닉」의 개봉(20일)을 앞둔 극장가는 태풍전야의 모습이다. 제작비 2억달러 등 총 2억8,000만달러(약 4,200억원, 환율1,500원적용)라는 영화사상 최대의 예산이 투입된 초대형 작품을 피해가느라 한국영화, 외화 할 것없이 개봉을 미루며 숨을 죽이고 있다.

 관객 역시 마찬가지다. 아카데미 최다부문 후보지명 소식이 나오면서 18일 현재 서울에서만 10만명이 넘는 팬이 예매한 것으로 추산됐다. 충무로에서는 서울 개봉관(13개)에서만 200만명이 넘는 국내 영화사상 최다관객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미국 메이저의 직배사에 의해 배급된다는 사실은 이같은 흥분을 즐겁게 지켜보고 있을 수 만은 없게 한다. 쏟아지는 입장료는 고스란히 미국으로 송금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200만명의 관객이 이 영화를 볼경우 총수익 120억원중 미국에 송금되는 금액은 50%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PC 통신에서는 『금모으기 운동으로 모은 외화 「타이타닉」으로 다 나간다』며 동호회가 펼쳐온 직배사영화 안보기운동을 이번 기회에 확산시키자는 소리가 높다.

 좋은 영화를 보려는 관객을 탓할 수는 없다. 더구나 경제한파로 잔뜩 위축된 서민들의 가슴이 영화 한 편으로 위로 받을 수 있다면 그 파급효과는 대단할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비슷한 국산품으로 대체할 수 없는 상품이다. 직배사영화를 보는 관객을 비난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문제의 근원은 어디 있는가. 당초 직배사 수익의 일부만이라도 우리 영화계에 환원되는 정책이 마련됐다면 외화를 보는 팬들의 죄의식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유럽, 일본 등 어느 나라에서도 우리처럼 두 손들고 외국영화 직배를 허용한 경우는 없다. 영화인들의 결사 반대에도 불구하고 허무하게 무너졌던 미국영화 직배 10년. 우리 영화산업은 잘못 낀 첫 단추로 전체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미국에 넘겨준채 흔들리고 있다. 관계당국의 무분별한 영화정책이 우리 영화산업을 부실로 내몰고 국민에게 죄책감을 안겨주고 있다.<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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