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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진상 밝혀낼 때가 왔다”/김 당선자측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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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진상 밝혀낼 때가 왔다”/김 당선자측 반응

입력
1998.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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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본질은 납치아닌 살해 기도”/정부차원서 직접 나설지는 유보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취임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73년 8월 도쿄(동경)에서 발생했던 「김대중 납치사건」의 진상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일고 있다.

 김당선자는 19일 당시 중앙정보부가 납치사건의 「주범」이었음을 드러내는 문건이 나온 데 대해 『어느 때인가 반드시 진상이 밝혀질 것으로 믿어왔다』면서 『그때가 왔다고 본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교적 단호한 어조로 이번 기회에 진상이 규명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나아가 김당선자는 진상규명이 다시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을 경계하는 시각도 보였다. 김당선자는 이날 국민회의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납치」운운 하는데 단순히 납치였다면 왜 그때 바다 한가운데서 나를 판자위에 올려 놓고 몸을 세곳이나 묶고 입에 재갈을 물려 돌까지 달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사건의 본질과 목적은 납치가 아닌 「살해」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당선자는 『당시 미 중앙정보부(CIA)의 일본 책임자였던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가 미 TV에서 공개적으로 「정보를 입수하고 일본측에 비행기를 보내도록 해 구명에 나섰다」고 밝힌 바 있다』고 부연했다.

 김당선자는 그러나 새 정부 출범후 본격적으로 진상규명에 나설지 여부에 대해선 『생각해 보지 않았다. 두고 보자』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는 정부가 나설 경우 수사당국이 동원돼야 하고 필연적으로 처벌문제가 거론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김당선자는 이에 대해 『이 문제로 해서 책임을 추궁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지원 당선자대변인은 『드러난 당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솔직하게 사실을 밝혀야 한다』며 당선자의 의중이 당사자의 「고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전했다.

 이 사건에 대한 수사 및 뒤처리 과정에서 일본정부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도 당선자측은 「협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국민회의측은 진상규명에 대한 김당선자의 의지가 확인된 만큼 당 차원의 대책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당으로선 이미 93년 「진상조사위」를 발족시켜 조사인력을 일본까지 파견하는 등 2년여의 활동끝에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또 한승헌 변호사를 주축으로 「진상규명 시민의 모임」이 결성돼 95년 7백50여쪽의 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같은 기왕의 노력은 김당선자가 이 사건의 진상규명에 대해 갖고 있는 관심을 반영하는 것으로 당 차원의 대책을 포함, 이번 기회에 모든 사실이 밝혀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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