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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김 실장/“당 무시 안한다 나는 비서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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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김 실장/“당 무시 안한다 나는 비서역할”

입력
1998.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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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에 유감표시 평소 「장로님 웃음」을 보여주던 김중권 당선자비서실장의 얼굴이 요즘 무척 굳어있다. 새 정부 인선을 둘러싼 여권내의 미묘한 상황 때문이다.

 김실장은 최근 국민회의 일각으로부터 「구여권출신의 기득권층 옹호파」로 몰려있다. 가까운 예가 청와대 비서관 선발 문제. 상당수 당내 인사들은 『김실장이 정권교체의 참뜻을 무시한채 당료들의 청와대입성을 막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김실장 자신은 무척 안타까운 표정이다. 우선 비서관인선과 관련, 김실장은 『능력과 자질만 인정되면 당내 인사에게 우선권을 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도 정치를 오래한 사람인데 당 분위기를 무시해가며 인사를 할 것 같으냐』며 자신에게 쏟아지고 있는 여러 소리에 유감을 표시했다. 실제로 김실장은 당안팎에서 추천된 후보들을 추천자 이름과 함께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에게 보고, 최종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각, 안기부장 인선 등에서도 김실장 자신은 『철저히 비서의 역할에 머물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구여권 인사의 등용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정국안정을 위해서는 능력있고 검증받은 구정권 인사들도 과감히 등용해 지지기반을 넓혀 가야한다』는 지론이 확고하다. 또 『정권을 넘겨받은 뒤 점령군 행세를 해 물의를 일으켰던 문민정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접지 않고 있다.

 다만 김실장측도 당인사들과의 교류기회가 적었던 점은 인정한다. 『비서역할에만 충실하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영입파로서 터줏대감들과 융화하기 위한 「집안 정치」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수긍, 이 부분에 더욱 신경을 쓸 생각이다. 이번 시험대를 어떻게 헤쳐나가느냐에 따라 그의 신여권 연착륙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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