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물가폭등 위기 타개를 위한 승부수를 던질까. 수하르토는 17일 물가폭등사태를 진정시키는 묘책으로 내놓은 대미 달러화 고정환율제를 반대해 온 수드라자드 지완도노 인도네시아은행(중앙은행) 총재를 전격 해임했다. 그는 후임 총재에 찬성파인 자흐린 사비린을 임명, 고정환율제 도입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앞서 수하르토는 11일 미 경제학자 스티브 행크의 자문을 받아 루피아화를 달러당 5,000루피아로 고정시키는 통화이사회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달 10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전국적인 폭동을 유발시키고 있는 물가폭등의 고삐를 잡아 정치적 안정을 이루겠다는 심다.
이에 대해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총재와 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 등은 약속했던 430억달러의 구제금융 지원 중단을 거론하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반대론의 핵심은 외환보유고(1월말 현재 190억달러)의 부족, 부실한 금융시스템, 정치적 불안 등이다. 한마디로 고정환율제는 병을 고치기보다는 사람 죽이는 처방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수하르토가 고정환율제 도입이라는 도박을 감행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서방측이 결코 거대시장(Big Market)인 인도네시아를 버릴 수 없을 것이라는 배짱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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