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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화교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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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화교 엑소더스

입력
1998.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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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 70%소유 폭동 표적/호주·싱가포르로 대탈출 인도네시아 폭동의 표적이 된 화교들이 호주와 싱가포르 등으로 대거 빠져 나가고 있다. 이 나라 국부의 70%이상을 거머쥔 600만 화교 사회가 뿌리째 흔들리는 것이다. 해외에 예금계좌와 대저택, 외국 영주권을 필수품처럼 지닌 화교 재벌들만이 아니다. 중소기업인, 대학교수, 중간관리자 등 중산층들도 엑소더스 행렬에 가세, 「두뇌」와 「자본」이 동시에 유출되고 있다. 당장 이민을 가지 않는 사람도 단기비자를 받아 해외로 피신하거나 외국계은행에 송금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언제라도 출국이 가능토록 오픈 항공티켓을 갖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화교가 「이민」 또는 「단기체류」형태로 몰리는 곳은 호주와 싱가포르. 이중 자카르타에서 항공기로 4시간 거리인 호주 남서부 도시 퍼스가 각광받고 있다. 자카르타 주재 호주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호주 투자이민자수가 매달 평균 40명에서 130명으로 3배이상 늘었는데 총 이민자수의 35%, 투자이민자수의 60%가 퍼스에 정착한다. 자본도 사람을 따라 움직이는 법. 지난해 12월 화교 자본중 10억달러가 호주로 흘러들었다. 싱가포르은행들도 11월 이후에 인도네시아로부터 송금액이 매월 25% 가량 증가했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의 경제상황은 악화일로에 있다. 화교계 공장과 도·소매점의 폐쇄­실업자 양산 및 생필품가격 앙등­폭동확산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됐다. 화교에게 돌팔매질을 할수록 그 피해는 부메랑처럼 되돌아오는 꼴이다.

 현재 화교들은 패닉상태다. 경제 위기가 화교탓이라며 일반인은 물론 경찰과 군인도 이들의 신변보호에 뒷짐지고 있다. 화교 재벌 13명은 해외에 돈을 빼돌렸다는 이유로 군장교들로부터 협박전화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3월 대선에서 인종간 화합을 공약하는 「부통령」이 나오지 않을 경우 화교들의 엑소더스행렬은 더욱 홍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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