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강좌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IMF사태와 불황으로 30∼40대 사무직 노동자나 실직자들 중심으로 귀농강좌 수강생이 크게 늘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황창주) 정재훈 간사는 『매년 11월 농어민의 날을 맞아 귀농 희망자와 농민과의 만남을 갖는데 지난해에는 눈에 띄게 도시 직장인의 참가가 늘었다』고 들려준다. 농림부가 집계한 귀농현황을 살펴봐도 96년부터 귀농자가 증가하기 시작, 지난해에는 1∼4월에 850가구가 귀농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30,40대의 귀농 비율이 높아 90년이후 귀농자중 30대는 38.9%, 40대는 25.7%를 차지했다.
귀농 관련 교육 프로그램 참가자를 살펴보면 이런 변화는 더욱 확연하다. 귀농운동 시민단체인 전국귀농운동본부(본부장 이병철) 김근희(32) 간사는 『2년전만해도 50명 정원인 귀농 강좌에 40명 정도가 참가했으나 지난해 IMF사태가 벌어진 후 상담 전화도 하루 30여통 이상 오고 참가 문의와 접수도 늘어났다』고 말한다. 95년부터 「돌아오는 농촌」 귀농 강좌를 열고 있는 농협 세계화농업지도자교육원(원장 조관일)에도 올해 들어 귀농 프로그램 접수 신청이 폭증하고 있는 상황. 실무자인 변정우(38) 조교수는 『지난해까지는 수용 인원 180명을 채우기가 힘들었으나 24일 열리는 강좌에는 15일에 이미 70명이 초과 접수해 마감을 당길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전국귀농운동본부의 4기 귀농강좌를 통해 회사원에서 농민으로 변신한 윤동근(35)씨는 『집안의 경제사정보다는 삭막해가는 도시생활 자체를 벗어나고 싶어 귀농을 선택했다』며 『최근의 귀농바람은 단순히 IMF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전국귀농운동본부의 귀농강좌에 참여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환경운동에 관심이 높아 탈도시를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사람들이 많다. 반면 농협의 귀농강좌는 직업으로 농민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다만 최근에는 실직으로 생계가 막연해 「농사나 지어볼까」하는 충동형이 가세하고 있다』고 귀농바람을 진단하는 귀농단체 전문가들은 『오랜 고심끝에 도시생활을 버리고 농촌을 선택한 자발적인 귀농자들은 그 의지만큼 준비도 많이 하는 반면 충동형의 경우 대개는 실제 귀농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많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노향란 기자>노향란>
전국귀농운동본부(027424611∼2)는 3월10일∼4월 23일 하오 7시 반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중앙회 별관 3층 조합원 교육장에서 제 5기 귀농학교를 연다. 선착순 50명, 참가비는 1인 7만원, 부부 10만원.
농협중앙회는 귀농 희망자에게 집과 농토 정보를 주는 상설상담전화 「하나로 복덕방」(023976446)을 개설했다. 농촌지원부(023975626)에서는 3월 7∼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전시관에서 귀농자들을 위한 「영농창업강좌」를 연다. 150명 모집하며 영농기술과 농장경영 기초를 가르친다.세계화농업지도자교육원(0333532531∼5)에서도 11월 「돌아오는 농촌」귀농 교육을 실시한다.
농촌진흥청은 작목 선정 상담전화(03312953585)와 귀농 희망자를 위한 상담전화(03312924292)를 개설했다. 농촌개발연수관(03312924259)이 95년 이후 귀농자를 대상으로 11월에 무료 「귀농인 영농기술 교육」을 가질 예정이다. 선착순 150명 모집하며 3박4일간 교육한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0234016543)는 올 하반기에 귀농희망자들과 축산 과수농가를 연결 하는 장기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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