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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나운서 MC 기용 ‘공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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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나운서 MC 기용 ‘공염불’

입력
1998.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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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외인부대 그대로 다시 기용/아나운서들 반발 공영방송 KBS가 「공영성 강화와 방송언어 순화」를 위해 16일 TV 프로그램 개편때부터 실시키로 한 「외부진행자(MC) 전면 재조정 및 자사 아나운서 기용」 방침이 결국 생색내기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KBS는 이번 개편을 통해 1TV에 「나의 사랑 나의 가족」 등 5개 프로그램, 2TV에 「김준호 손심심의 신바람 인생」 등 8개 프로그램을 신설하며 대대적인 MC 교체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프리랜서 이상벽 손범수 임백천, 정치학 박사 정범구, 민속학자 김준호, 변호사 고승덕, 코미디언 김미화, 가수 임창정 등 「고비용」 외부 MC들이 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KBS에서 MC로 활약하며 무려 3억3,500만원을 받은 코미디언 서세원은 월·화요일 밤 11시 두차례 방송되는 토크쇼의 진행을 맡았다. 이상벽과 손범수도 각각 3억3,300만원, 1억3,700만원을 벌어들인 전형적인 외부 MC들이다.

 시간과 형식만 바뀐 프로그램의 MC 현황은 더욱 놀랍다. 가수 조영남(6,500만원)과 개그맨 이경실(8,745만원)이 진행하던 「체험 삶의 현장」은 MC와 방송시간은 그대로 둔 채 「1TV의 공영성 강화」라는 명분으로 채널만 2TV로 옮겼다. 교체여부가 관심거리였던 KBS1 「아침마당」의 프리랜서 MC 이상벽과 정은아(1억1,400만원)는 『달리 마땅한 진행자가 없다』는 이유로, 「TV조선왕조실록」의 유인촌은 『그가 최근 중앙대 연극영화과 교수가 돼 프로그램의 격에 맞는다』는 이유로 역시 MC 자리를 지켰다.

 KBS의 한 아나운서는 『이번 개편 역시 기대에 훨씬 못미쳤다. 대학교수는 연예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연예인은 프로그램 성격에 맞는다는 이유로 교묘하게 MC 자리를 유지하고 말았다. 같은 경력과 능력이면서도 5∼10배 소득을 올리는 프리랜서들은 그대로 놓아둔 채 프로그램 개편때마다 아나운서들만 생색내기용으로 이용당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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