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은 어떻게 발행하고 유통, 결제되는가. 부도는 어떻게 나는가. 대표적 사례로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인 A사를 보자. 1월초 기초부품 업체인 B사로부터 10억원 어치의 부품을 납품받은 A사는 당장 현금이 없어 한달후에 어음으로 대금을 결제하기로 했다. 어음을 발행하기 위해 A사는 평소 거래은행인 S은행에 자금출납·결제 계좌인 당좌계정을 만들었다. A사는 2월초 B사에 5월초 대금을 지급하는 3개월 만기 1억원짜리 어음 10장을 발행, 납품대금으로 줬다. 실질적인 상거래 결제를 위한 진성어음이었다.
현금이 필요했던 B사는 받은 어음 중 5억원을 T은행에서 할인을 받았다. 최근 할인율이 월 2.5%로 올라 어음액수의 7.5%인 3,750만원은 할인이자로 떼고 4억6,250만원을 현금으로 받았다. 나머지 5억원의 어음은 하청업체인 C사에 납품대금으로 지급했다. B사는 A사의 어음이 부도날 경우 어음대금을 대신 지급하겠다는 의미로 배서를 했다.
5월초 만기가 돌아왔으나 A사는 자금난으로 5억원의 돈밖에 마련하지 못했다. 만기일 상오에 T은행은 S은행의 A사 당좌계정에서 5억원의 어음대금을 찾아 어음결제를 끝냈다. 그러나 이보다 늦게 대금을 청구한 C사는 돈을 찾을 수 없었다. 그날 은행영업시간이 끝날 때까지 당좌계정에 대금 5억원을 입금하지 못해 A사는 「1차부도」가 났다. 그 다음날도 A사는 입금을 못해 결국 「최종부도(2차부도)」 처리됐다. A사는 모든 금융기관 거래가 중지돼 도산했다. 돈을 못받게 된 C사는 어음에 배서한 B사에 대신 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B사는 배서책임 때문에 울며겨자 먹기로 5억원을 물어줘야 했다.<배성규 기자>배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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