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정치·경제적 위기상황은 단기간에 안정되기 어려우며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나라에 제2의 외환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7일 내놓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외환위기 상황이 상반기중에는 안정되기 어려우며 국제채권단과의 채무재조정협상에서 합의안이 도출되더라도 사실상 대외지급유예(모라토리엄) 상태에 빠진 민간기업들과의 개별적인 채무재조정협상은 1년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에 투자하거나 대출한 50억달러 가량의 한국채권의 부실화가 불가피해 현재 28조원에 달하는 국내 부실채권과 맞물려 국내 금융기관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기업들의 도산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인도네시아 사태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동남아 투자채권의 부실화=국내금융기관들의 동남아 투자채권이 완전부실화돼 국내 금융의 위기상황이 더욱 악화된다. 97년 3월말 현재 동남아지역에 대한 국내 금융기관들의 대출·투자규모는 155억달러이며 이중 60%인 93억달러가 인도네시아와 태국에 집중돼 있다. 인도네시아·태국에 대한 투자채권이 부실화되면 우리 금융기관들은 16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추가로 안게 된다.
◆외국인의 국내채권 대거 회수 가능성=인도네시아 사태가 악화되면 외국금융기관들이 한국의 경제회복 가능성도 불신, 국내채권 회수에 대거 나설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제신용평가기관이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거부하고 서방은행들이 한국은행들에 대한 채무연장을 꺼리게 돼 제2의 외환위기가 도래한다. 물론 이 경우에 한국의 외환위기가 일본에 파급되는 것을 우려한 선진국들이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경제의 지급불능사태 진입 가능성=국내투자 채권의 상환조치와 동남아투자채권의 부실화등으로 국내 실물, 금융부분의 위기가 가중되면서 최악의 경우 한국경제가 지급불능사태에 빠질 수도 있다.
◆인도네시아 수출 격감=인도네시아 민간기업의 모라토리엄이 심화되면서 현지 수입시장이 급격하게 경색돼 대인도네시아 수출이 격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지 직접투자 및 건설수주 등과 관련된 수출은 급격한 감소가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태국과 같은 경제권을 형성하는 동남아 국가에 대한 수출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진출기업엔 치명타=현지시장을 겨냥해 진출한 국내기업들은 현지 경제상황의 악화로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업체중 30%는 현지 내수비중이 큰 가전제품부문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나머지 70%는 수출위주 기업들이다. 수출위주 기업들은 별 영향이 없지만 내수를 기반으로 진출한 기업들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대응책=전경련은 인도네시아 사태악화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제채권기관의 국내투자채권 회수에 대비하고 ▲ 동남아 투자채권의 회수노력을 강화하며 ▲현지진출기업에 대한 피해 최소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동남아 경제의 장기전망에 대한 재검토를 바탕으로 중장기 투자방향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배정근 기자>배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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