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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8.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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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교토(경도)에서 사관생도 같은 복장의 운전사가 모는 택시를 탄 일이 있다. 「운전사가 인사를 하지 않으면 요금을 받지 않는다」는 차내 안내문을 보고 말을 걸어보니 운전사는 정말 친절했다. 유명한 MK택시였다. 재일 동포 유봉식씨가 운영하는 회사이다. ◆요금은 최저, 서비스는 최고로 유명한 이 회사는 금년초 임금을 10%나 올려 주었다. 임금이 안정된 일본에서 10% 인상은 파격이다. 93년부터 시작한 요금 10% 인하전략이 맞아떨어져 이용자수가 15%, 매출이 5% 늘어 가능한 일이었다. 택시회사로 일본 대학생들의 취업 희망 랭킹 4위 업체가 된 비결이 이것이다. ◆이 회사는 지금 버스와의 가격경쟁을 준비중이다. 시가지 순회택시를 만들어 기본요금을 버스요금 2백20엔보다 좀 많은 3백엔으로 하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올봄 도쿄(동경) 진출이 결정된 이후 바짝 긴장한 택시업계가 1㎞ 미만의 거리는 반액을 받는 단거리 할인택시제도를 도입한 것도 그 영향이라고 한다. ◆경우가 다르지만 우리나라에도 택시요금 인상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다. 20일부터 서울 택시요금이 23% 오르게 되자 전국민주택시노동자연맹은 즉각 인상 반대 서명운동에 착수했다. IMF 한파로 승객이 30% 줄었는데 요금이 인상되면 더 줄 것이고, 사납금은 오를 테니 요금을 올려봐야 손해라는 것이다. ◆교통당국은 94년 택시부조리 해소를 위해 97년 9월부터 운전사 완전월급제 실시를 약속하고 관련법령까지 개정했다. 업주들의 반대에 부딪쳐 올 2월로 시행시기를 연기했으나 실시전망은 어둡다. MK 택시같은 업계의 발상전환은 헛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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