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학원,중대부고 신축 손배소 패소 언덕 위아래에 위치한 두 학교가 「교육환경권」과 「교육의 공공성」을 주장하며 5년여동안 벌여온 다툼에서 법원이 교육의 공공성이 더 중요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2부(재판장 이흥기 부장판사)는 13일 학교법인 숙명학원이 인접한 언덕위에 중앙대 부속고가 들어서 교육환경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학교법인 중앙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분쟁은 93년 중앙대측이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중대부고와 여고를 남녀공학으로 통합, 강남구 도곡동 숙명여중·고 위 언덕으로 이전키로 하면서 시작됐다.
숙명학원측은 20m높이 언덕에 남녀공학인 중대부고가 들어서는 바람에 학교 건물이 완전히 노출돼 여학생들이 체육시간에 마음놓고 옷을 갈아입을 수가 없다며 이전신축에 반대했다. 숙명학원측은 또 신축공사로 인한 먼지와 소음 등으로 교육에 방해를 받고있다며 교육청과 청와대 등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안간힘을 써왔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대부고 신축공사가 강행되자 숙명학원은 95년 12월 교육환경권을 침해받고 있는 만큼 건물 사이에 옹벽을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을 지불하라며 서울지법에 조정신청을 제기, 도시가스 배관과 진입로 공사를 허용하는 조건으로 2억8천만원을 배상받는 결정을 받아냈다. 그러나 중앙대측이 이에 불복하자 이듬해인 96년 이 사건 본안소송을 제기했고 중대부고 교사는 97년 3월 완공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중대부고가 숙명여중·고보다 20m이상 높은 위치에 건축돼 고층 교실에서는 교정이 내려다 보이는 게 사실이고 신축공사 과정에서 먼지와 소음이 발생한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그러나 중대부고는 2천5백여명에 달하는 학생을 수용하는 중등교육기관인 만큼 사회적 유용성이나 공공성이 숙명학원의 피해보다 더 크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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