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관계없이 퇴진·감축 등 경영진 대규모 교체/정지태 상은행장 전격 사의/이규증 국민행장 조기사퇴/장은 행장후보에 오세종씨 정지태 상업은행장이 임기 2년을 남기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직후(26∼28일) 시작될 금년도 은행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임기에 관계없이 은행장을 포함한 기존 임원의 대거 탈락과 임원수 축소등 사상 최대규모의 경영진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행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금융위기로 강력한 자구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조직을 활성화하고 후진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장기신용은행도 11일 은행장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올해로 초임만료되는 김광현 행장의 후임으로 오세종 장은신용카드사장을 추천했다. 이규증 국민은행장도 중임 만료기한(7월29일)을 5개월이상 앞당겨 이번 주총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후은 송달호 부행장으로 알려졌다.
금융계는 은행장들이 임기를 남겼거나 혹은 초임만 만료된 상태에서 이처럼 잇따라 퇴진함에 따라 2주 앞으로 다가온 올 은행주총에서 사상 초유의 인사태풍이 불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까지만해도 은행장은 개인 비리나 심각한 경영부실등의 치명적 결격사유가 없는 한 중임이 보장되고 3연임도 가능했다. 그러나 정행장이 임기(2000년 2월)를 2년이상 남겨 둔 상태에서 전격 중도퇴진하고 김행장도 초임만을 끝낸 채 물러남에 따라 타 은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행장의 중도퇴임은 올해로 중임만료되는 행내 2인자인 배찬병 전무에게 자연스럽게 「양위」하기 위한 것. 그러나 금융권은 이런 내부사정외에도 새 정부 출범에 맞춰 형성되고 있는 「새 술은 새 부대에」분위기가 정행장의 용퇴결심을 굳히는데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계인사는 『이번 은행주총은 정권출범 직후 이뤄진다는 점에서 정치사회적 분위기에 어느 때보다 많은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다』며 『은행권 임원인사관행에 엄청난 변화의 회오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정행장의 중도퇴임은 ▲정권교체기 ▲지난해 은행부실에 대한 책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출범등 시류와 맞물려 다른 은행장들의 거취에도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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