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통화이사회제’… 212개은 28개로 감축【자카르타 외신=종합】 인도네시아는 붕락한 루피아화를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일종의 고정환율제인 「통화이사회(Currency Board)」제도를 시행할 것이라고 마리에 무하마드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이 11일 밝혔다.
무하마드 장관은 이날 『통화이사회제도는 현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며 외환관리에 관련한 법규 등을 조만간 발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그는 통화이사회제의 구체적인 시행일정과 세부사항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경제 개혁의 일환으로 현재 212개인 시중은행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했던 시중은행협의회 한 대표는 『시중은행 숫자가 약 28개로 크게 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수하르토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경제붕괴에 대해 루피아화를 달러당 2만루피아 이상으로 몰아가려는 국제적 「음모」 탓이라고 주장했다.
◎통화이사회제란/자국의 통화환율 특정통화에 고정
인도네시아가 11일 도입키로 한 통화이사회(Currency Board)제도는 통화이사회를 통해 외환을 관리하는 고정환율제의 일종이다. 통화이사회제 하에서는 자국통화 환율이 일부 특정통화에 완전히 고정된다.
미국 달러화 일본의 엔화 등 강대국통화를 「준비통화」로 지정해 그 보유량 내에서만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공급하게 되며 금리도 자동적으로 조정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통화정책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게 되며 중앙은행은 통화량과 금리조정이라는 고유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통화이사회제가 실시되면 통화가치를 안정시키는 이점은 있으나 통화주권은 포기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이 제도를 도입할 경우 준비통화는 미 달러화이며 환율은 달러당 5,000∼6,000루피아선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인도네시아가 당면한 외환위기를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회의적이다. 이들은 특히 인도네시아의 외환보유고가 190억달러로 충분치 못한데다 제도를 뒷받침할만한 견고한 금융시스템과 정치적 안정성등이 결여돼 있음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현재 통화이사회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홍콩 아르헨티나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등이다.<배국남 기자>배국남>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