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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망 불법침투에서 폭탄제조법까지 해킹 안내서가 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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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망 불법침투에서 폭탄제조법까지 해킹 안내서가 판친다

입력
1998.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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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으로 출간 심의없이 유통/공짜전화·SW복제 범죄교재로 악용 불법 컴퓨터해킹 방법을 상세히 소개한 안내서적들이 범람하고 있다.

 서점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해킹서적들은 컴퓨터전산망 침투, 프로그램 파괴 등 각종 컴퓨터범죄수법은 물론, 폭탄제조법, 암호해독기술 등 고난도 기법까지도 다루고 있어 섬뜩할 정도다. 더구나 이들 서적은 「기술도서」로 분류돼 심의도 받지 않고 서점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통돼 청소년들의 범죄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10일 한국정보보호센터에 따르면 해킹서적은 95년 인터넷의 본격적인 보급과 함께 등장하기 시작, 현재 14종이 서점과 컴퓨터전문판매업소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익명으로 출간된 「따라 해보는 실전해킹」은 전산망 불법 침투기술인 「해킹」을 비롯, 전화를 공짜로 걸 수 있는 「프리킹」, 소프트웨어암호를 깨는 「크래킹」 등 다양한 컴퓨터 범죄수법을 상세히 게재, 초보자라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책은 심지어 부탄가스폭탄, 니트로글리세린폭탄 등 10여종의 폭탄제조법까지 기술해 오싹하게 한다.

 또 지난해말 출간된 「해커와 보안」은 은행이나 기업, 정부 전산망에 증거를 남기지 않고 침투하는 방법과 컴퓨터 바이러스, 폭탄메일 등의 제작법을 여과없이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은 첫머리에 소위 「해커헌장」을 통해 『우리는 자랑스런 해커, 소수가 다수를 억압하는 세상을 거부한다』는 무정부주의적 강령까지 기록해 놨다.

 이밖에 「파워해킹 테크닉」, 「해커 엑스파일」, 「X세대 해킹 노하우」 등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방법등을 게재, 컴퓨터범죄를 가르치는 교재로 악용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모 인터넷서비스회사 전산망에 침투, 전자게시판을 파괴하려다 경찰에 적발된 한 고교생도 해킹서적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지난해 8월 국내 PC통신전산망에 들어가 암호파일을 빼낸 혐의로 구속된 김모씨도 이 책들을 보고 해킹수법을 습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킹서적의 저자들은 대개 컴퓨터통신의 해킹 관련 동호회 등을 통해 「실력」을 닦은 해커들로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실명을 감추고 컴퓨터 이용자명(ID)만 밝히는 것이 보통이다. 더구나 「X세대 해킹 노하우」의 저자는 중학 2년생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해킹서적은 하루 2∼3권씩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라며 『주로 중·고생들이 호기심으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출판사들은 해커서적에 대한 인기가 높자 해커들에게 집필을 의뢰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정보보호센터 임채호 기술대응팀장은 『해킹서적은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주고 범죄행위를 가르치는 등 엄청난 폐해를 주고 있다』며 『해킹서적을 청소년보호법상의 간행물 심의대상에 포함시키고 저자와 출판사를 강력히 처벌하는 등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홍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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