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적 성적언동 정신적 고통” 인정 대법원 민사1부(주심 최종영 대법관)는 10일 서울대 화학과 전 조교 우모(30·여)씨가 지도교수 신모(57)씨와 서울대총장 및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은 처음으로 성희롱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유사사건의 법적 판단기준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성적 표현의 위법성여부는 당사자의 연령, 장소 등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결정돼야 한다』며 『피고의 행위는 비록 일시적이었다해도 집요하고 계속적이어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단순한 농담이나 호의적 언동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인격권을 침해한 만큼 원고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서울대총장과 국가 등 사용자의 책임에 대한 원고의 청구에 대해서는 『이유없다』고 기각했다.
우씨는 서울대 화학과 조교로 재직하던 92년 5월∼93년 8월 지도교수 신씨가 여러차례 뒤에서 껴안는 듯한 자세를 취하거나 원치 않는 데이트를 집요하게 요구,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신교수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내 1심에서 위자료 3천만원의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2심에서는 패소했다.<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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