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방화·약탈 극심 물가폭등 고실업 식량부족에 분노한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연일 화교가 운영하는 상점을 대상으로 약탈과 방화를 일삼고 있다.
인도네시아 동부 플로레스섬 엔데시에서는 수백명의 화교들이 10일 20여개 상점을 방화하는 시민들을 피해 경찰서와 군사령부 접견실 등에 긴급 대피했다. 이달초 1,000여명의 주민들이 자바섬 중남부 반둥시의 화교소유의 백화점을 불태우고 쌀가게 등을 습격한 것을 비롯, 올들어 화교 밀집 지역인 잠비, 자카르타, 반둥, 라바 등지에는 주민들의 약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부리잘 바크리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 회장은 10일 화교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인종차별적인 성명까지 발표하고 나섰다.
폭동으로 재산 피해는 물론 생명 위협까지 느낀 화교들은 아예 상점 간판을 「인도네시아인 가게」로 바꿔 달고 있을 정도다. 또한 화교들이 식량무료제공하기, 상품값 안올리기, 욕하지 않기등 생존전략을 세우기까지 했다.
주민들이 화교들을 집중적으로 약탈하는 가장 큰 원인은 부의 편중이 낳은 상대적 박탈감과 빈곤감이다. 인구 2억2,000만명중 2.5%정도인 500만명의 화교가 이 나라 부의 70∼80%를 소유하고 있다.
주민들은 최근 한달사이 생필품 가격이 250% 폭등했음에도 불구, 화교들이 물가인상을 또 주도한데 격분해 약탈에 나선 것. 또한 화교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은 경찰과 군이 이번 사태에 철저히 대처하지 않는 것도 화교약탈을 부채질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경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화교에 대한 약탈은 점점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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