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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휴일진료·중고의료기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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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휴일진료·중고의료기기도 좋다”

입력
1998.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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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진료 확대·국산의료기기 개발 급증/제약업계도 할증통한 과다물량 공급 자제/“IMF한파가 의·약 개혁 좋은 기회” 분석도 IMF 한파를 체감하기는 의료계도 다른 업종과 다르지 않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환자 급감, 장비 환차손 증가, 진료용재료 고갈 등 3중고에 시달려 최고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업종의 특수성 때문에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자구노력 또한 다른 업종 못지 않게 강도높게 이뤄지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 일요일을 제외한 공휴일에 전과목 전문의들이 진료를 한다. 일요일에는 응급진료과목 외에도 소아과 등 일부 과목이 정상진료활동을 편다. 병원 관계자는 『휴일진료가 당장 수입 증대로 직결되리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라며 『주민을 위한 병원이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으로 의료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이 병원 외에도 이화여대 동대문병원 등이 야간이나 휴일진료를 통해 의료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환차손의 영향이 없는 국산 의료기기를 도입하거나 아예 자체적으로 기기를 개발해 사용하는 병원도 늘고 있다. 가톨릭의과학연구원은 ㈜메디슨과 공동으로 3만가우스 급의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개발, 6월부터 실용화할 계획.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발된 MRI는 1만5,000가우스급이 최대였다. 서울대병원도 검사결과를 병원간 컴퓨터로 전송할 수 있는 영상전송시스템을 개발해 40억원의 경비절감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고의료장비 구입을 희망하는 병원이 늘면서 중고의료기기 시장도 호황을 맞고 있다. X레이나 초음파진단기 등 국내 병원에서 사용되던 중고의료기기는 신설병원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매물이 많지 않아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업계는 신설 병원 대부분이 중고장비를 선호해 가격상승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단층촬영장치(CT) 등 외국에서 수입되는 중고기기의 경우 환율폭등으로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조적이다.

 제약업계도 인원감축과 거래처 정리 등 구조조정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약국판매 의약품 비중이 높은 업체의 경우 자금회전율이 긴 약국 거래처를 최대한 줄이고 있으며 할증 등을 통한 과다 물량공급을 자제하고 있다.

 지역에 산재한 1·2차 의료기관과 협조체제를 갖춰 「진료효율」을 높이는 대형병원도 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1·2차 진료기관을 통해 이송된 환자가 적정 치료를 마치면 해당 진료기관으로 되돌려 보내주는 「환자회송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의료보험제도 등에 규정돼 있지만 지금까지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의료계의 자구노력이 본격화하면서 IMF한파가 오히려 의료계가 지닌 근본적 모순을 고쳐 구조혁신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필수 의약품 및 진료재료의 확보와 소비자 위주의 의료서비스 체계 정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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