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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IMF시대 할머니의 정을 들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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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IMF시대 할머니의 정을 들려줄까

입력
1998.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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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큰 할머니. 무엇이든 척척 하고 힘도 세고 배짱 좋고 입담 좋고 목소리큰 인정 많은 우리들 할머니. 할머니는 해마다 숲속 동물들과 함께 만두를 만듭니다. 모두 배불리 먹고도 남아 집에 갈 때 한 소쿠리씩 싸 주고도 일년 내내 냉장고에서 꺼내 먹을 만큼 많이 하는 설날 만두지요. 올해도 할머니는 밤을 새우며 만두를 빚습니다. 그래도 언덕만큼 솟은 만두소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할머니와 동물들은 만두피를 넓게 깔고 남은 만두소를 몽땅 쏟아부어 아주 아주 큰 만두를 하나 만듭니다. 나눠 먹으면서 노래도 부르지요. 「만두다 만두 만두를 먹자/세상에서 제일 큰 만두 만두를 먹자/설날 아침 모두 모여 만두를 먹자」』 동화작가 채인선(36)씨가 쓴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는 한겨울 스산한 국제통화기금(IMF) 시대에 새삼 잊혀져가는 푸짐함을 노래한다. 채씨는 『요즘같은 시대에 인정 철철 넘치던 우리네 손 큰 할머니들이 그립고 그립다』며 『혼자 먹기보다 같이 먹고 혼자 하기보다 같이 힘을 모아 하면 세상은 그래도 따뜻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림동화작가 이억배씨의 민화풍 컬러 그림이 풍성한 잔치에 풍악을 울리는 듯하다. 재미마주 발행, 7,600원.<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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