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늑장 빙판도로 걱정 더세요” 올 겨울 서울에는 유난히 눈이 자주 내려 시청공무원들을 긴장시켰다. 밤새 몰래 눈이 내린 날도 많았다. 그러나 「눈 경보기」 때문에 공무원들은 한시름 덜 수 있었다.
서울시건설안전본부 교량관리부 김구환(48) 과장이 창안해 지난해 25개 구청에 설치한 눈 경보기는 눈을 제때 치우는데 수훈갑이었다.
김과장은 『눈 경보기 덕에 적은 양의 눈만 내려도 「수도서울 교통마비」 등 신문에 주먹만한 활자로 비난을 받았던 서울시가 새벽 눈 공포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약간의 눈발만 날려도 제설작업담당 야근자의 방에 경보음이 울려 담당자가 즉시 제설요원에게 연락, 염화칼슘 살포작업을 할 수 있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눈 경보기의 원리는 간단하다. 플라스틱판 위에 회로를 빗금 형태로 깔아 눈이 떨어지면 합선되게 한 장치다. 합선으로 발생한 전기신호는 당직자 방으로 보내진 뒤 증폭기를 통해 「삐」하는 연속경보음으로 바뀌어 전달된다.
김과장이 경보기를 창안한 것은 95년 12월. 제설작업을 총지휘하는 도로관리부에 근무할때다. 눈은 소리없이 내리기 때문에 특히 새벽에는 눈이 내린지 1시간뒤에야 늑장 출동, 출근길 시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은 것이 계기였다. 간단한 합선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어서 제작비용도 개당 20여만원에 불과하다. 96년 건설안전관리본부 산하 4개 사업소에 시범 설치한 결과, 효과가 뛰어나 서울시내 모든 구청에 지급했다.
눈 경보기를 고안해 1천만 서울시민의 불편을 크게 덜어준 김과장은 『이 장치를 응용한 농가용 눈·비 경보기도 만들어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은호 기자>이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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